[북방문화와 脈을 잇다] 정의롭게 들리는 공정·상생도 `자유 가치` 벗어나면 오히려 독

대중 환호하는 무상복지·기본소득
자영업 비중 세계 7번째로 많아
그만큼 일자리 문제 쉽지 않다는 것
대기업에 자율보장해야 일자리 늘어
골목상권 회복·분배 명분으로 규제
어설픈 정의감 의한 일상적 간섭은
한국사회 진정한 자유의 가치 잠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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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0-11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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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방문화와 脈을 잇다] 정의롭게 들리는 공정·상생도 `자유 가치` 벗어나면 오히려 독
한반도의 자유는 내부적 투쟁보다는 외부적 정세와 영향에 의해 뿌리내렸다. (일러스트 윤소영)



[북방문화와 脈을 잇다] 정의롭게 들리는 공정·상생도 `자유 가치` 벗어나면 오히려 독
[북방문화와 脈을 잇다] 정의롭게 들리는 공정·상생도 `자유 가치` 벗어나면 오히려 독
윤지환

한국외대 국제지역연구센터

HK+국가전략사업단

통일한반도를 향한 한 걸음… 북방문화와 脈을 잇다

⑥ 북방 이해를 위한 지리적 사고 - 무상복지, 무상자유(6)


대한민국은 미국이나 영국이 수십 혹은 수백 년에 걸쳐 쟁취한 자유의 가치를 어느 순간 갑자기 짊어지게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한국전쟁 이후 북한과의 체제 경쟁에서 어쩔 수 없이 시장 경제와 자유 민주주의의 우월성을 증명해야 했기 때문이다. 국가적 차원에서 강제된 자유의 가치는 참으로 아이러니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결과적으로는 자유를 향한 대한민국의 선택이 옳았음이 증명되고 있다. 하지만 민중의 능동적 투쟁으로 쟁취되지 않은 자유는 그만큼 뿌리가 깊지 않으며 이의 부작용은 현재 대한민국에서 자유에 대한 개념이 희미해지는 결과를 낳고 있다.

공동기획

한국외국어대학교 HK+ 국가전략사업단

디지털타임스




◇자유라는 개념은 한반도에 토착하고 있었는가?

인간의 기억은 생각보다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특히 그것이 세대를 거칠수록 기억의 망각은 가속화된다. 세계 10위의 경제 선진국이라는 타이틀은 대한민국의 과거를 되새기는 일을 구태의연한 행위로 만들었다. 행여 산업화를 살던 세대가 힘들었던 옛날을 조금이라도 언급하는 날엔 '꼰대'라는 꽤 유쾌하지 않은 사회적 낙인이 찍히곤 한다. 이게 두려워서인지 아니면 진짜 기억을 못 해서인지 알 수는 없지만 어쨌든 현재 대한민국에서 과거의 우리를 언급하는 일이 갈수록 줄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하지만 자신이 누구인지를 인식하고 앞으로의 일을 준비해 나가는 작업은 중요하며 이는 과거에 대한 정확한 기억을 바탕으로 이뤄진다.

자유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국가로서 현재 대한민국은 국가 경영 전반에서 자유의 가치를 우선으로 고려한다. '자유'라는 말은 대한민국 헌법 전문에서 21회 등장할 정도로 국가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가치이다. 지금으로서야 자유가 한국 사회에서 너무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지만, 과연 우리의 집단 지성은 자유의 가치를 깊이 고민하고 있는지 혹은 한민족은 자유를 위한 개인의 투쟁을 역사적으로 지속해왔는지 질문할 필요가 있다. 어쩌면 이 땅에서 한반도 남쪽의 한민족이 누리고 있는 자유는 어느 순간 우리의 노력과는 상관없이 선물처럼 주어진 것일지도 모른다. 본인이 딱히 노력하지 않고서 선물로 받은 것이라면 사람은 대개 그것을 목숨처럼 지키려고 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지금 대한민국에 사는 많은 사람은 생계의 어려움 가운데 국가로부터 오는 무상 복지와 기본 소득이라는 유혹을 쉽게 뿌리치지 못하고 있다. 국가로부터의 기본 소득을 목청껏 부르짖는 정치인일수록 국민으로부터의 환호는 커져만 가고 있다. 이는 개인의 자유를 국가에 양도하는 대신 국가가 더 많은 것을 간섭하고 개입하며 분배해도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

무상 복지에 환호하는 국민이 많아진다는 것은, 결국 경제적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으며 그만큼 대한민국의 일자리 문제가 녹록하지 않은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사실을 반영한다. 일자리 문제는 결국 이윤 창출이 원활하게 이뤄지는 가운데 기업의 채용 여력이 호전되어야만 해결될 수 있다. 영세한 사업체일수록 미래의 불확실성에 쉽게 노출되며 기업에 의한 고용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결국 안정적인 경영과 수익 창출 궤도에 오른 기업이 많아질수록 국내의 전반적인 일자리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삼성 및 기타 대기업의 유명세에 가려져서 잘 느껴지지 않지만, 사실은 기업의 영세함이 우세한 국가이다. 요즘 유행하는 '강소기업'이라는 말은 허상에 불과하다. 기업이 강해지면 규모는 커지게 마련이며 고용인원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많은 고용을 안정적으로 책임질 수 있는 기업이 부족하다는 점은 대한민국 경제의 끊임없는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기업에 의한 고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의 빈자리는 결국 자영업에 의한 경제활동으로 채워진다. 대한민국은 현재 OECD 국가 중 7번째로 많은 자영업자 비율(24.6%)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대부분 10% 안팎의 자영업자 비율을 차지하는 G7 국가와 비교했을 때 월등히 높은 수치를 보여주는 것이다.

우리보다 자영업자 비율이 높은 OECD 국가는 콜롬비아(51.5%), 브라질(33%), 멕시코(31.9%), 그리스(31.9%), 터키(30.2%), 코스타리카(26.6%) 등 우리와 경제 수준을 비교하기에는 민망한 국가들 뿐이다. 자영업에 의한 경제활동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제가 지나칠 정도로 자영업에 치우쳐 있다는 점은 많은 대한민국 국민이 경제적 불확실성에 쉽게 노출되어 있다는 사실로 연결된다. 특히 현재와 같은 코로나 시국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자영업자들이 많아지고 있는 상황은 기업에 의한 고용에 비하여 영세한 자영업의 경제적 불안정성이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를 보여준다.

◇자유가 사라지면 벌어지는 일들

결국 한국의 전반적인 고용률을 높이고 보다 풍부한 중산층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많은 사업체가 대기업 규모로 성장할 수 있도록 시장의 자율성을 부여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의 대한민국은 아쉽게도 이와는 반대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스타트업으로부터 시작해 상당한 규모로 성장한 많은 기업은 상생이라는 명목으로부터 발목이 잡히고 있다. 정부와 국민의 여론으로부터 독점의 낙인이 찍힌 스타트업 출신 기업들은 수천억의 상생 기금을 내놓는 것으로 성난 민심을 달래고 있지만 이제 새로운 사업 영역으로의 투자는 요원할 것이다. OECD 최고 수준의 상속세는 1세대 경영인 이후 기업의 지배구조가 국가에 종속될 가능성을 부채질하고 있다. 국민적 여론은 부의 대물림을 방지한다는 차원에서 이를 환영하거나 혹은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지만, 이는 기업의 신규 사업 투자와 이윤 창출, 그리고 고용의 확대에 심각한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어차피 나와 내 가족의 가업이 되지 않을 사업에 신경을 쓰고 투자할 성인군자는 없다. 그러한 가운데 일자리를 만들고 부를 창출할 기업의 성장 동력은 필연적으로 후퇴하게 된다.

오늘날 대한민국 경제를 중심으로 분배에 대한 명분이 강화되고 있는 현상은 자유에 대한 한국인의 개념적 뿌리가 상당히 취약하다는 사실을 반영한다. 대중의 반기업 정서와 이를 조장하는 정치인들의 행보는 자율성과 창의력을 바탕으로 끊임없는 혁신을 요구하는 부의 창출 과정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운다. 역사적으로 분배와 상생을 좌우명으로 삼으며 자유를 제한했던 국가는 그 대가를 혹독하게 치러왔다. 프랑스 대혁명 이후 가난한 국민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우유 가격 통제를 시행했던 로베스피에르는 그의 공포정치 악명만큼 프랑스의 낙농업 생태계를 끔찍한 수준의 공포로 몰아갔다.

생산비에 턱없이 모자라는 금액으로 우유 가격을 통제하자 도저히 수지를 맞출 수 없었던 낙농업자들은 젖소를 도축하거나 우유 생산을 포기하는 방식으로 대응했고 이에 따라 프랑스의 우유 생산량은 수직으로 낙하했다. 낙농업자들은 자신들의 생계를 위해 우유를 생산했던 것이지 국민에게 마냥 자비를 베풀기 위해 우유 생산을 이어갔던 것이 아니었다. 결국 프랑스 우유 가격은 서민들이 도저히 사 먹을 수 없을 만큼 치솟았고 분배와 평등을 강조했던 로베스피에르의 이상은 돈 있는 자들만 우유를 섭취할 수 있는 불평등의 극치를 맛보게 하였다. 현재 정책의 의도와는 달리 대한민국의 주택 시장 통제 속에서 노동 임금만으로는 서민들이 도저히 살 수 없을 정도로 집값이 상승하는 현상은 이와 결을 같이 한다.

사실 프랑스 대혁명의 슬로건인 자유, 평등, 박애(형제애) 중 자유와 평등이라는 양립하기 어려운 가치가 나란히 자리한 것은 매우 쉽지 않은 결정이었음이 분명하다. 아니면 혁명의 소용돌이에 휩싸여 두 개념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이 대중적으로 공유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어쨌든 불평등이 완전히 해소될 수 있는 현상이 아님은 분명하다. 누군가 평등의 세상, 부자의 것을 빼앗아 모두가 잘사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공언하는 사람이 나타난다면 그는 사기꾼이거나 망상에 휩싸인 사람이다. 이러한 생각이 국가 권력과 결합한다면 그 결과는 더욱 참혹하다. 권력이 개입될 수밖에 없는 국가적 차원에서 평등을 좇다가는 더 큰 불평등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대한민국에 자유의 개념이 희미해지는 현상과 더불어 '공정', '상생', '평등', '정의' 등 미사여구를 동원한 국가 정책이 산업 생태계와 취업 시장을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오늘날 실업난과 저임금에 허덕이는 청년들은 연애, 결혼, 출산이라는 인간의 기본적 욕망과 생리마저 포기하고 있다. 기업의 규모가 커질수록 임금 수준은 상승하기 마련이지만 현재 대한민국 중소기업의 성장은 전반적으로 정체되어 있다. 경제적 취약성과 더불어 나타나는 사회적 불만은 기업 성장보다 분배에 초점을 맞춘 정책에 환호하는 군중을 양산한다. 취업난과 저소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따뜻해 보이는 지도자의 망상에 귀 기울이기보다는 냉정한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한 산업 생태계 구축과 고용 시장 활성화를 고민해야 한다. 이를 위해 경제 인구 각자의 자유와 책임에 대한 인식 개선이 밑바탕을 이뤄야 함은 말할 필요도 없다. 나의 자유가 소중한 만큼 남의 자유도 소중한 법이다. 남이 이룩한 사유재산을 징벌적 과세와 여론으로 빼앗는다는 발상은 위험하다. 이는 인간다운 삶을 위해 필요한 사회적 부의 창출을 원천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각심이 필요하다. 어느새 자유라는 말은 정의와 삶의 여유를 향해 나아가는 현대사회에서 구태의연한 표현으로 자리 잡고 있다.

◇뿌리가 얕았던 자유의 회복과 정착

최근 민간 배달앱과 메신저 기반 IT 기업의 독과점 행태 및 골목상권 생태계 파괴에 대한 사회적 공분이 뜨겁다. 한 기업이 수수료 시장을 독점한 결과 택시 기사들과 요식업주 등 소상공인의 부담이 커지고 골목상권과 같은 서민들의 생계 수단이 유린당한다는 논리가 주된 이유로 거론된다. 물론 소상공인의 입장으로는 수수료 비중이 높아질수록 수입이 줄어든다는 위기감이 들 수 있다. 또한 특정 기업이 플랫폼 시장을 독점하는 과정에서 공정 거래의 원칙이 훼손될 수 있다는 점은 충분히 고려되어야 할 사항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우려되는 점은 기업을 이윤 창출 중심의 사유재산 개념이 아닌 공공재의 개념으로 바라보는 한국 사회의 인식적 흐름이다. 물론 기업은 사회적 책임 의식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이것이 모든 기업 가치에 우선되어서는 안 된다. 이러한 시각은 무엇보다 경제의 활력을 떨어트리고 향후 북방 정책과 통일 사업, 노년부양비 마련 등에 필요한 국가적 부의 축적에 심각한 장애를 가져온다. 또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집착은 궁극적으로 공공의 선과 소상공인, 골목상권을 위해서도 좋지 않다.

배달앱을 비롯한 모바일 플랫폼은 그동안 판매처와 소비 고객에 쉽게 접근할 수 없었던 소상공인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했다.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의 비싼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었던 잠재적 창업자들은 배달앱이 없었다면 요식업 시장 진입에 애를 먹었을 것이다. 배달 서비스를 통해 입지 제약을 벗어난 소상공인은 중심 상권에 구애받지 않으면서 골목 구석구석에 가게를 열 수 있게 되었다. 모바일 기기를 통해 이동의 번거로움으로부터 벗어나고 손쉬운 메뉴 검색이 가능해진 소비자들은 요식업 수요를 폭발적으로 증가시켰다. 즉 기존의 한정된 요식업 시장에서 수수료 장사를 강행했다는 혐의는 배달앱의 입장에서 억울함을 자아낼 수도 있다. 배달앱 업체는 많은 자본이 소요되는 플랫폼 구축을 통해 요식산업의 파이를 성장시키면서 시장의 판매 수익이 늘어난 만큼 기업의 수입도 증대시키고자 했다. 독점에 의한 수수료 상승을 꾀했다는 비판은 한편으로 맞는 말이지만, 수수료 징수가 지나치면 이는 다른 경쟁 기업을 시장으로 진입시키는 기회로 작용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러한 비판은 머쓱해진다.

소상공인의 입장으로 보면 비싼 가게 임대료와 배달앱 수수료 중 본인에 적절한 선택을 통해 기회비용을 배제하면 그만인 것이다. 필자도 한때 수수료를 징수하는 업체에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면서 배달앱 주문 보다는 직접 전화번호를 검색하여 음식을 시켜 먹을 때가 있었다. 짧은 통화였지만 음식점 업주와 대화를 나누며 필자는 배달앱 업체의 수수료 때문에 힘들지 않냐는 질문을 던졌다. 당시 필자는 동정심 어린 질문을 통해 스스로의 정의감을 증명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부풀었지만, 상대방의 대답은 생각보다 허무했다. 배달앱으로 판매액이 크게 늘어서 수수료 상승을 가뿐히 뛰어넘기에 가게 주인의 불만은 없었다. 오히려 음식을 만들다가 전화를 받게 한 나의 행동이 업주를 번거롭게 한 결과밖에 되지 않았다.

배달앱 플랫폼은 업주의 주문 접수와 음식 조리, 배달소요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해 줌으로써 공급자와 소비자 간 금전적 회전이 더 빠르게 이뤄지게 했으며 배달원이라는 새로운 취업 시장을 열어주는 효과도 불러왔다. 당시 화끈거리면서 주문을 마쳤던 필자는 쓸데없는 정의감이 오히려 본인의 도덕적 교만함을 부추긴다는 것과 자유를 기반으로 한 시장 경제 활성화에 독이 된다는 사실을 직감했다.

필자 개인의 경험에 머물렀지만, 이는 대한민국 사회에서 전반적으로 논의되어야 할 문제이다. 공정과 상생이라는 공적인 명분은 많은 대한민국 사람의 귀에 정의롭고 따뜻하게 들릴 것이다. 하지만 한국 사회는 매우 쉽게 정의감과 명분에 휩싸여 정작 중요한 가치를 놓치는 경우가 잦다. 조선은 명나라와의 의리를 좇다가 임진왜란이 할퀸 상처가 치유되기도 전에 두 번의 호란을 겪었다. 정의감이 충만한 채 발휘되는 일상적 간섭은 현재도 한국 사회의 자유라는 가치를 잠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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