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분기 경제성장률이 크게 둔화했다. 물가는 예상보다 더 올랐다. 이에 따라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잘나가던 미국 경제에 이른바 'S의 공포'가 스멀스멀 기어나오고 있는 것이다.
뉴욕증시 3대 지수는 25일(이하 현지 시간) 일제히 하락했다. 다우지수는 한때 600포인트 이상 빠졌고, S&P500지수는 한때 5000선이 붕괴됐다. 이후 낙폭을 줄였으나 완전 회복에는 실패했다.
메타는 10% 이상 급락했다. 테슬라는 5% 가까이, 엔비디아는 4% 가까이 각각 상승했다.
◇예상보다 낮은 성장률
미국 상무부는 이날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속보치)이 연율 1.6%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4분기(3.4%) 보다 성장률이 둔화한 것이다.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전문가들의 1분기 전망치(2.4%)보다 낮았다. 이는 2022년 2분기의 -0.6% 성장률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상무부는 1분기 성장률이 작년 4분기보다 둔화한 이유로 개인 소비와 수출, 주(州) 정부와 지역 정부 지출 증가세가 감소했고, 연방정부의 지출도 줄었다고 설명했다.
성장률은 저조한 반면 개인소비지출(PCE)는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었다. 1분기 PCE는 3.4%로 전분기 1.8%를 크게 웃돌았다.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PCE는 3.7% 상승했다. 미 연준의 목표치인 2%를 크게 상회하는 것이다.
◇금리 인하?, 이젠 금리인상?
상무부는 26일에는 3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를 발표한다. 하지만 이날 상무부가 발표한 1분기 PCE 가격지수를 고려하면 3월 가격지수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거나 이미 발표한 1·2월 가격지수가 상향 조정될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했다.
이에 따라 시장이 당초 올해 상반기로 기대했던 금리 인하가 최소 하반기로 미뤄지고, 연준이 오히려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예상보다 높은 PCE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가 더 늦어질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가 커졌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도 5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중이다.
시카고 상품거래소의 페드와치 툴에 따르면 채권 투자자들은 연준이 올해 금리를 단 1차례만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어가고 있다.
◇다우 300포인트 하락, S&P 한때 5000선 붕괴
이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75.12포인트(0.98%) 하락한 3만8085.73에 마감했다. 지수는 한때 600포인트까지 급락했으나 다소 만회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3.21포인트(0.46%) 내린 5048.12를 기록했다. 이 지수는 개장 초 한때 5000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00.99포인트(0.64%) 떨어진 1만5611.76으로 장을 마쳤다.
개별 종목별로 보면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플랫폼이 10.56% 급락했다. 전날 호실적을 발표했으나 향후 전망이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면서 힘을 잃었다. 메타 주가는 한때 15%까지 폭락했다.
엔비디아는 전거래일보다 3.71% 상승한 826.32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엔비디아는 시간외 거래에서도 상승하고 있다.
테슬라도 4.97% 상승했다. 주당 170달러(170.18달러)를 회복했다. 테슬라는 시간외 거래에서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김화균기자 hwaky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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