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의혹 일파만파] 위례 먹고 대장동까지, 탐욕에 눈먼 `설계자들`](http://contents.dt.co.kr/images/202110/2021100802100532057002[1].jpg "[대장동 의혹 일파만파] 위례 먹고 대장동까지, 탐욕에 눈먼 `설계자들`")
'대장동 설계자들'의 면면이 알려지면서 10여년 간 복마전의 전모도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대장동 개발 사업은 판교와 맞붙은 입지 조건으로 그 시작부터 부동산 투기꾼이 최대 먹이감으로 주목을 받아왔다. 개발은 12년 전인 2009년 처음 시도됐다. 2009년 6월 부동산개발회사 씨세븐은 토지주들과 도시개발 시행업무 대행계약을 맺은 것이다. 그러나 LH가 같은 해 7월 공영개발을 추진하면서 주도권 싸움이 벌어졌다.
싸움은 1년을 끌었다. 남욱(천화동인 4호 소유주) 변호사, 정영학(천화동인 5호 소유주) 회계사, 정재창(위례자산관리 대주주) 법무사 등도 이때 씨세븐에 합류한 인물들이다. 처음 개발에 손을 댄 이들이 결국 대장동 개발이란 먹이를 가로 챈 것이다. 이 중 남 변호사는 나중에 씨세븐의 대표이사로도 활동했다. 씨세븐은 대장동 땅의 3분의 1가량을 매입하기로 계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장동 공영개발 사업의 자산관리회사 '화천대유'의 소유주 김만배씨도 이때 70억∼80억원의 자금을 투입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LH는 2010년 6월 사업에서 철수를 한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같은 해 7월 성남시장으로 취임하면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에 등장을 한다. 이 지사는 당시 자체적으로 공영개발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2013년 9월 성남도시개발공사를 설립한다. 그해 11월 '대장동 시범판·축소판'으로 불리는 위례신도시 공동주택 신축사업에 착수한다. 위례신도시 A2-8블록 6만4713㎡에 1137가구를 공급한 사업이었다.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주도한 특수목적법인(SPC) '푸른위례프로젝트'가 시행해 2016년 마무리한다. 대장동 공영개발 사업의 '화천대유'처럼 '위례자산관리'가 사업과 관련한 자산관리업무를 맡았다. 과거 대장동 민간개발 세력의 일원이었던 정재창 법무사가 위례자산관리의 대주주다. 현재 정 법무사는 위례 공영개발과 관련해 유동규(구속)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3억 원의 뇌물을 준 혐의를 받고 있다.
대장동 공영개발의 천화동인 1∼7호처럼 투자사 위례투자일호, 위례투자이호, 위례파트너삼호 등도 위례 공영개발에 참여한다. 위례자산관리와 투자사의 등기부등본을 보면 남욱 변호사의 아내와 정영학 회계사의 가족이 이사로 등재돼 있다. 위례 개발을 성공시킨 이들이 더 큰 먹이인 '대장동 개발'에 본격 나선 것이다. 위례 개발을 통해 이들은 150억 원의 배당을 챙겼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유 전 본부장은 지난 2008년 분당지역 한 아파트 단지의 리모델링추진위원회 조합장을 맡으며 이 지사와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성남시시설관리공단 기획본부장을 지내다 2014년 1월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으로 옮기며 위계 개발에 관여했다. 대장동 개발은 92만467㎡ 부지에 5903가구를 공급하는 사업이다. 규모가 위례 개발의 5배 가량 크다.
2015년 2∼3월 공모를 통해 하나은행컨소시엄이 민간사업자로 선정됐다.
하나은행컨소시엄에는 화천대유가 자산관리회사로 들어왔고, 천화동인 1∼7호는 투자자로서 SK증권에 특정금전신탁을 하는 방식으로 참여했다. 천화동인 1∼7호는 화천대유 김만배씨의 가족과 언론사 후배,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등이 소유주다. 성남도시개발공사는 하나은행컨소시엄과 함께 2015년 7월 대장동 공영개발을 위한 특수목적법인 '성남의뜰'을 설립한다. 성남의뜰은 자본금 50억원으로 성남도시개발공사가 50%+1주의 지분을 갖고 있고, 나머지 지분율을 화천대유 1%, SK증권(천화동인 1∼7호) 6%, 5개 금융사 43% 등이다. 이익 배당은 2019∼2021년 이뤄진다.주목되는 것은 지분율 1%와 6%에 불과했지만, 화천대유와 SK증권은 577억원과 3463억원 등 4040억원의 배당금을 챙겼다. 출자금 대비 1154배의 배당금이다.
반면 50%+1 주를 지닌 성남도시개발공사와 43%를 지닌 금융사는 각각 1830억원(당초 1822억원에서 토지감정가액 변동으로 8억원 증가), 32억원을 받았다.
비결은 주주협약이었다. 성남도시개발공사와 금융사는 우선주였고, 민간사업자들은 보통주였다. 이번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은 누가 이른 협약의 초안을 썼느냐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박은희기자 eh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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