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대유 최대주주인 김만배씨와 정영학 회계사 등 핵심인물들 간에 경비 부담을 놓고 다퉜다는 사실이 새롭게 전해졌다.
핵심인물들 간 반목으로 관련 의혹 규명이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곽상도 의원이 2일 사퇴를 천명하는 등 사건의 폭발력을 갈수록 커지는 상황이다.
2일 검찰에 따르면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은 검찰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 대한 조사를 이틀째 이어갔다. 검찰은 앞서 유 전 본부장을 체포해 신병을 확보한 상태다.
검찰은 추가적인 조사를 위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유 전 본부장은 더불어민주당 유력 대선후보 가운데 한 명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측근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검찰에서 유 전 본부장은 검찰이 확보한 녹취록과 관련, "김만배, 정영학 등과 공동경비 부담 문제로 싸워 중재를 하다 녹취됐다"고 말했다.
정영학씨는 해당 녹취록을 검찰에 제보했고 검찰은 녹취록에 언급된 사건들에 대한 범죄 혐의를 확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녹취록에 근거해 한 때 유 전 본부장이 700억 원을 약정 받기로 했다는 '700억 원 약정설'이 나오기도 했다.
녹취 파일들에는 유 전 본부장이 경기관광공사 사장을 그만두기 전 화천대유 측에 배당 수익을 나눠달라고 요구했고, 이에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는 700억원을 주는 방안을 논의하는 내용이 담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해 검찰 조사에서 유 전 본부장은 "700억원 약정설은 사실무근"이라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공사 사장을 그만두고 정민용 변호사와 천연 비료 사업을 동업하면서 동업 회사 주식을 담보로 사업 자금과 이혼 위자료를 빌리며 차용증을 쓰고, 노후 대비용으로 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말이 와전된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 전 본부장은 또 시행사 '성남의뜰'에 투자한 천화동인 1호의 실소유주라는 의혹에 대해 "1호 수익금은 김만배씨가 이미 처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반박했다.
녹취록이 있었던 술자리에서 유 전 본부장은 정 회계사의 빰까지 때린 것으로 확인됐다. 유 전 본부장이 관련 의혹에는 "술기운에 뺨을 린 건 맞지만 이 사건과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검찰은 아직 유 전 본부장과 정 회계사를 대질 조사는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화천대유에 근무했던 아들의 50억 퇴직금 구설에 오르던 곽상도 의원이 2일 결국 사퇴를 자청했다. 그러나 검찰은 앞서 1일 곽 의원의 아들 병채씨의 집을 압수수색하는 등 뇌물의혹 등과 관련한 수사를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앞서 곽 의원 아들 병채씨는 2015년 6월 화천대유에 입사했고, 보상팀에서 근무하다 올 3월 퇴사했다. 그는 입사 후 세전 기준 230만원∼380만원 상당의 급여를 받았고, 퇴사하면서 성과급과 위로금, 퇴직금 등 명목으로 50억원을 받았다. 실수령액은 세금을 제외하고 28억원이라고 한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의원직 사퇴하는 무소속 곽상도 의원
(서울=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무소속 곽상도 의원이 아들의 '화천대유 퇴직금 50억원' 논란과 관련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국회의원직을 사퇴한다고 밝히고 있다. 2021.1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