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전력의 억대 연봉자가 3000명에 육박하며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고유가 여파와 탈원전에 따른 신재생에너지 발전 확대로 60조원에 가까운 부채를 떠안고 있는 상황에서 방만 경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26일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이 한전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전의 억대 연봉자는 2972명으로 전년(2395명) 대비 577명 늘어났다. 이는 역대 가장 많은 규모다. 작년 기준 한전 전체 직원은 2만3389명으로, 직원 8명 중 1명이 억대 연봉을 받은 것이다.
같은 기간 기관장 연봉은 2억6505만원으로 전년보다 333만5000원 증가했다. 또한 주택 구입을 목적으로 한 사내 대출은 620명이 신청해 1인당 8210만원가량을 받았다.
연료비 상승과 탈원전 정책 여파로 재무구조가 악화한 한전이 직원들에게는 과도한 혜택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한전은 1조951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으나 부채가 59조7721억원을 기록했다. 부채 비율은 112.1%에 달했다. 올해는 6월 말 기준 부채 62조9500억원에 부채비율 122.5%를 기록하고 있다.
이주환 의원은 "정부와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 임기 내 탈원전으로 인한 전기요금 인상이 없다고 공언했으나 사기극에 불과했다"며 "공기업 부채는 결국 국민 부담으로 돌아오는 만큼 공공기관들부터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한전은 다음 달 1일부터 적용되는 4분기(10∼12월) 연료비 조정 단가를 전 분기보다 3.0원 오른 kWh당 0.0원으로 책정했다. 연료비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8년 만에 요금 인상을 결정한 것이다. 이에 따라 전기요금은 4인 가족의 한 달 평균 전기 사용량(350kWh)을 기준으로 전 분기 대비 매달 최대 1050원씩 오르게 된다.은진기자 jineun@dt.co.kr
정부와 한국전력은 4분기(10~12월) 최종 연료비 조정단가를 전분기보다 3원 인상했다. 2013년 11월 이후 약 8년 만에 이뤄진 전기료 인상이다. 사진은 전남 나주시 빛가람혁신도시 한국전력 본사 로비를 출입하는 직원의 모습.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