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윤 의원 사퇴안 표결에 참여하기는 했으나 난감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대선에 집중하겠다'면서 의원직 사퇴를 선언한 이낙연 전 대표의 사퇴안도 처리해야 할 뿐 아니라, 부동산 투기의심으로 탈당을 권고한 의원들의 후속 조치와 추가로 밝혀진 김경협 의원들의 부동산 투기의혹까지 한꺼번에 처리해야 할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 윤 의원 사직안을 상정해 표결했다. 사직안은 총 투표수 223표 중 찬성 188표, 반대 23표, 기권 12표로 가결됐다. 윤 의원은 앞서 지난달 25일 국민권익위원회의 국회의원 부동산 전수조사에서 부친의 농지법 위반 의혹이 불거진 뒤 대선출마 선언을 철회하고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부친이 2016년 5월9일 세종시 전의면 신방리 일대 논 1만871㎡(3288평 상당)를 총 8억2200만원(3.3㎡당 25만원 상당)에 매입했으나 5년 만에 시세차익을 10억원 가까이 기대할 수 있게 되면서 부동산 투기 논란으로 번졌다. 특히 부친의 토지가 2018년 국가산업단지로 지정된 연서면 부동리, 양곡리 미래일반산업단지 인근에 자리 잡고 있어 KDI(한국개발연구원) 출신인 윤 의원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했을 수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윤 의원은 모든 의혹을 부인했다.
윤 의원은 이날 사직안 표결에 앞서 "사퇴가 지역 국민에 대한 무책임이란 지적은 백 번 타당하다"며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와 내로남불 행태에 대해 누구보다 날카로운 비판을 해왔던 만큼 이번 부친의 농지법 위반 의혹은 법적으로 유죄인지와 상관없이 제 발언을 희화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공인으로서 책임져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이어 "제가 사퇴 의사 밝힌 후 20명에 이르는 여당 정치인들은 직업상 비밀을 이용한 투기라는 혐의를 씌워서 저를 파렴치범으로 몰았다"면서 "정치적 계산이나 음모의 일환으로 제 사퇴를 재단하길 말아주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표결에 앞서 윤 의원 사직안에 대해 개별 의원들의 판단에 따라 표결에 참여하도록 방침을 정했고 민주당 의원 상당수가 찬성에 표를 던졌다.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은 윤 의원 사퇴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논의하지 않고, 의원 각자의 판단으로 처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윤 의원 사퇴안이 가결된 만큼 향후 시선은 이 전 대표의 사퇴안과 민주당 부동산 투기의심 후속조치로 쏠리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 전 대표의 사퇴 의지가 완고하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어떻게 처리할 지는 좀 더 숙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부동산 투기의심 후속대책도 고민거리다. 우선 경찰 조사에서 김한정·김주영·임종성·우상호 의원 등이 무혐의 처분을 받은 터라 공식 확인 절차를 거쳐 탈당 권고를 거둬들이기로 했으나 추가로 불거진 김경혐 의원의 부동산 투기의혹이 발목을 잡고 있다.
경찰이 이미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기 때문에 검찰이 기소까지 할 경우 사태가 더 악화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민주당은 우선 검찰이 기소하면 윤리심판원을 거쳐 징계를 추진할 예정이다.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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