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1호 박사' 이애란 박사 '미담'으로 증언
"현 野 대선후보 중 한사람 4분 왔다갈 때…崔, 북한 인권문제 보이지 않게 많은 공헌"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판사 시절인 지난 2012년 2월 초 중국에서 체포된 34명 탈북자들의 북송 문제와 관련해 수개월간 시위에 참여한 사실이 뒤늦게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최 전 원장의 진정성 있는 행보가 미담으로 다시 전해진 것으로, '탈북자 1호 여성박사' 이애란 박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 번 왔다가 가는 집회 현장에 이분은 몇개월동안 나오면서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보이지 않는 공헌을 해줬다"고 밝혔다.
이애란 박사는 5일 본보와 전화통화에서 지난 6월 19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탈북자 강제북송 반대집회에 참석했다는 글을 올린 것과 관련해 "탈북자로서 북한 인권 문제에 누구도 관심이 없을 때 관심을 갖고 있던 사람이 최 전 원장"이라며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정말, 보이지 않는 공헌을 해줬다"고 말했다.
이 박사는 앞서 지난 2012년 2월 8일부터 18일까지 중국 선양(瀋陽), 창춘(長春), 정저우(鄭州) 등지에서 중국 공안에 체포된 탈북자가 모두 34명에 이르고, 이들이 북송될 것으로 알려지며 집회가 열렸을 당시를 회상하는 글을 지난 6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탈북자 강제북송을 반대해 수개월간 촛불집회를 할 당시 늘 가족과함께 조용히 촛불을 들고 동참해주신 최재형 판사님이 있었다"고 썼다. 이 박사는 "공직자 신분이어서 조심했겠지만, 사람들의 관심밖에서 죽어가는 탈북자들과 북한주민의 인권을 위해 최재형판사님은 유일하게 매일저녁 촛불을 들고 가족까지 동원하여 자리를 지켜줬고 조용히 후원금도 보내줬다"며 "정말 뒤에서 조용히, 하지만 뜨겁고 진실하게 북한주민들을 위해 응원해줬다"고 썼다. 이 글은 최근 최 전 원장이 대선 출마선언을 하고, '가족 사진'이 네티즌 사이에서 퍼지면서 보수성향 지지층을 상대로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최 전 원장은 젊은 시절부터 인권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는 진정성 있는 행보를 걸어온 인물로 알려진다. 문재인 정부에서 감사원장에 임명될 당시에도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1986년 판사 임용 후 30여 년간 민·형사·헌법 등 다양한 영역에서 법관으로서의 소신에 따라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권익 보호,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위해 노력해온 법조인"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정치적 지형을 넘어 소신으로 북한 주민들의 인권 문제에도 목소리를 낸 것이 뒤늦게 알려진 셈이다.
이와 관련해 이 박사는 "탈북자 강제 북송에 대해서 국민들의 관심이 많지 않던 시기여서 그때 오셨던 분들은 대부분 정치인·국회의원들이었고,임명직 공무원은 한 명도 나온 사람이 없었다"면서 "정말 한 명이라도 좀 더 많이 나와서 중국 정부에 강하게 어필을 해야한다는 생각이었는데, 당시 최 원장이 가족들 모시고 나왔기 때문에 기억하고 상당히 감동을 받았다"고 술회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 번 왔다가 가는 데 반해, 최 전 원장은 지금 생각해보면 눈이 올 때나 밤에 비가 올 때도 왔다 갔다는 게 이 박사의 설명이다.
그는 이 과정에서 본보에 당시 교수 신분이자 현재 야권에서 유력한 대선 후보중 한 사람도 집회 현장을 찾았으나, 겨우 '4분'만 자리를 지키다가 가버린 일화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최 전 원장은 카메라도 없는 일반 국민들 속에 섞여 몇 개월을 나와줘서 기억에 안 남을 수 없어 소개하게 됐다"고 말했다.임재섭기자 yjs@dt.co.kr
5일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경남 창원시 진해구 故(고) 한주호 준위 동상 인근에서 해군 모자를 선물 받은 후 거수경례하고 있다. 그가 착용한 모자는 이날 UDT/SEAL 김형욱 전우회장이 현장에서 선물한 것이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