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혼란 가중 속 해당 8종 코인 가격 20배 급등
돌연 연기 이유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아 ‘난맥상’
국내 3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빗이 당초 예고와 달리 거래지원을 종료한 코인 8종의 상장 폐지 일정을 구체적인 이유 없이 다시 연기하기로 해 투자자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코인빗은 앞서 지난 15일 밤 늦은 시각에 거래 중인 8종의 코인에 대한 거래 지원 종료를 공지했다.
24일 가상화폐 업계에 따르면 코인빗은 전날 오후 4시32분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8종의 가상 자산(암호화폐)의 거래지원 종료 일정은 별도 공지사항 안내 전까지 연장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코인빗은 이어 "유의종목으로 지정했던 암호화폐 28종도 거래 지원 심사를 더욱 공정하고 면밀히 검토하기 위해 심사 기간을 연장하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코인빗이 거래 종료키로 한 코인은 렉스(LEX), 이오(IO), 판테온(PTO), 유피(UPT), 덱스(DEX), 프로토(PROTO), 덱스터(DXR), 넥스트(NET) 등 8종으로, 23일 오후 8시 거래 지원이 종료될 예정이었다.
상장 폐지 예정 시간을 불과 단 3시간여 앞두고 변경을 알린 것이다. 이 같은 연기 발표가 나오자 해당 코인들의 가격은 급등했다.
이날 오전 9시 기준으로 유피(1958.82%)와 렉스(1896.68%)는 가격이 전날보다 20배 가량 큰 폭으로 올랐다. 이오(411.40%), 덱스(315.25%), 넥스트(237.07%) 등도 급등했으며, 가장 상승률이 낮은 덱스터(167.22%)도 가격이 전날에 비해 두 배 상승했다.
코인빗은 공지에서 코인들의 상장 폐지 일정을 연장한 이유에 대해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코인빗은 이들 코인의 상장 폐지 결정 때에도 "팀 역량 및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과 기술 역량 등 글로벌 유동성 등을 평가하는 내부 거래 지원 심사 기준에 충족되지 않았다"는 구체적인 이유를 설명하지 않아 투자자들로부터 비난을 사기도 했다.
코인빗은 상장폐지 일정 변동과 관련해 투자자들 문의가 이어지자 이날 오후 다시 한번 공지사항을 올렸다.
코인빗은 "투자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해외거래소 상장을 위한 업무가 진행되고 있으며, 현재 코인빗 투자자들을 위한 다양한 보상안을 놓고 코인사들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상장폐지가 예고된 코인들 중 덱스는 해외 거래소인 디지파이넥스에서 출금이 가능하고, 나머지 코인도 코인빗에서 거래 지원을 하지 않더라도 해외 거래소로 옮겨 출금할 수 있도록 하겠다.
가상화폐 거래소는 특정금융정보법 개정령 시행에 따라 실명계좌 입출금 계정서비스 등의 요건을 갖춰 9월 24일까지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신고해야 하는데, 이 기한을 앞두고 '코인 정리'가 이어지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한편, 가상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이 집계한 거래대금으로 코인빗은 업비트, 빗썸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거래소이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