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장우진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SK그룹과 수소전기차 1500여대 공급 및 수소인프라 구축 등 수소사업 시너지 모색에 나선다. 정의선(사진) 현대차그룹 회장은 수소 에너지가 탄소중립 시대의 에너지 화폐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며 SK, 포스코 등과 한국판 수소위원회 설립도 추진키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SK그룹과 인천시 서구 소재 SK인천석유화학에서 열린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 제3차 수소경제위원회 참석에 앞서 수소 생태계 확대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2일 밝혔다.
현대차그룹 측은 정의선 회장을 비롯해 공영운 현대차 사장, 장재훈 사장, 김세훈 부사장 및 조성환 현대모비스 사장 등이, SK그룹 측에서는 최태원 회장, 장동현 SK㈜ 사장, 추형욱 SK E&S 사장, 최윤석 SK인천석유화학 사장 등이 참석했다.
양사는 수소전기차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 발굴에 나서기로 했다. 우선 SK그룹은 사업장에서 운영 중인 차량 1500여대를 현대차가 생산한 수소전기차로 점진적 전환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내년 수소카고트럭, 오는 2024년에는 수소트랙터 등 수소상용차를 제공하고 이를 SK그룹이 활용하는 방안 등을 협의했다.
수소 및 초고속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도 추진한다. 양사는 연말까지 인천·울산 지역의 물류 서비스 거점인 SK내 트럭하우스에 상용차용 수소충전소를 각 1기씩 설치하며, 전국의 SK 주유소 등에 수소 충전소를 설치하기 위한 구체적 협력 방안도 협의할 계획이다. 또 주유소 등에 전기차 급속 충전기(200㎾급)를 설치하는 방안도 협의키로 했다.
이 밖에 양사는 포스코그룹 등 국내 기업간 수소사업 협력을 위한 최고경영자(CEO) 협의체인 '한국판 수소위원회' 설립을 상반기 중 추진키로 했다. 한국판 수소위원회는 국내 기업들의 수소 사업 역량 강화 및 사업영역 확대 등 수소사회 구현을 견인하기 위한 다양한 역할을 맡게 된다.
현대차그룹은 2013년 세계 최초의 수소전기차 양산을 시작으로 수소 분야의 퍼스트 무버로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있으며 오는 2030년까지 연간 수소전기차 50만대,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70만기를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SK그룹도 작년 12월 차세대 에너지로 수소 사업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방침 아래 '수소사업추진단'을 출범하고, 국내 수소 사업 추진 및 글로벌 시장 진출 등을 통해 수소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이날 양사는 간담회 이후 인천시, 인천서구청과 인천시 수소사업 기반 구축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수소는 에너지원일뿐 아니라 에너지의 저장체로도 활용할 수 있어 탄소중립 시대의 '에너지 화폐'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번 협력을 통해 수소의 생산, 유통, 활용이 유기적으로 이뤄지는 건전한 수소 생태계를 구축하고 성공적인 에너지 전환을 통한 수소사회의 실현을 한 발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이재현(왼쪽부터) 인천서구청장, 박남춘 인천광역시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정세균 국무총리, 최태원 SK그룹 회장, 공영운 현대차 사장, 추형욱 SK E&S 사장이 2일 인천시 서구 소재 SK인천석유화학에서 진행된 '인천시 수소산업기반 구축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현대차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