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종합감사에서는 택배 노동자들의 과로사 논란부터 청와대의 인천국제공항공사 직고용 개입 의혹 등 여러 사안이 도마 위에 올랐다. 여당은 택배 노동자의 노동환경 개선과 산재보험 문제를, 야당은 인국공 보안검색요원 직고용 결정 과정에 대한 문제를 주로 제기하고 나섰다.
◇與 "택배 노동자 대책 나와 그나마 다행"= 26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종합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자리 앞에는 '택배 기사님들!! #늦어도_괜찮아요'라는 푯말이 붙었다. 올해 들어서만 13명의 택배 노동자가 과로로 생을 마감한 것을 기리자는 의도에서다. 과로사 논란이 불거진 CJ대한통운과 한진택배 등 택배사들은 △산재보험 100% 가입 권고 △분류작업 인력 투입 등 대책을 내놓은 상황이다.
양이원영 민주당 의원은 "국정감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택배 노동자가 돌아가셨다. 그나마 언론에서 보도하고 국감에서도 관련 이야기가 많이 다뤄지면서 대책도 마련된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다만 "분류작업 인력 비용을 택배사와 대리점 중 누가 댈 것인가 하는 논쟁은 분명히 남아 있다"며 "산재보험에 가입하는 비용도 대리점이 수수료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대체할 것이라는 걱정도 남는다"고 우려했다.
같은 당 노웅래 의원은 "CJ대한통운의 대책은 한 마디로 면피성"이라고 날을 세웠다. 노 의원은 특히 "산재보험 가입도 내년 상반기까지 '권고'키로 했는데, 장난하는 수준"이라며 "그야말로 하나마나한 이야기"라고 질타했다. 이어 'CJ대한통운의 대책의 진정성이 있느냐'는 물음에 이재갑 고용부 장관은 "대책에 부족한 부분도 있지만, 분류인력 투입이나 건강검진 확대 등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궁극적으로 노사가 참여하는 대회 체계를 만들어서 구체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답변했다.
이날 오후 감사에서는 엄성환 쿠팡풀필먼트서비스 전무가 증인으로 발언대에 서기도 했다. 엄 전무는 '올해 2명의 택배 노동자가 사망했는데, 쿠팡 측 책임 아니냐'는 지적에 "쿠팡은 전 직원을 직고용 형태로 고용하고, 산재보험에도 가입시키고 있다"며 "(사망한 노동자 유가족도) 만날 의향이 있다"고 했다.
◇野 "당사자인 인국공도 빼놓고 직고용 결정"= 반면 국민의힘은 인국공 보안검색요원 직고용 결정에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집중적으로 거론했다.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은 "당사자인 인국공도 빼놓고 진행한 청와대 회의에서 청원경찰 직고용을 결정한 게 타당하다고 생각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뒤이어 같은 당 김웅 의원도 2006년도부터 2015년도 사이 네 차례의 연구용역을 근거로 들며 "모든 연구용역 결과가 보안직은 자회사로 가야 한다고 결론냈는데, 청와대 회의 후 방향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꼬집었다.
이에 이재갑 장관은 "저희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관련해 가이드라인에 따라 진행돼왔다고 생각한다"며 "회의 진행 상황에서는 청원경찰 직고용 관련 회의를 하고 있다는 상황 보고만 받았다"고 답했다.
김동준기자 blaams89@dt.co.kr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26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중앙노동위원회 등 소관기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위원 질의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