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6일 해외 공관 직원들의 성비위 사건이 잇따르자 "리더십의 한계를 느끼고 있다"며 사과했다.
강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외교부 종합감사에서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이 "공관 직원의 성비위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면서 장관 책임론을 제기하자 "성비위, 기강해이와 관련해 국회에 올 때마다 끊임없이 지적받고, 여러 사건·사고가 끊임없이 일어나는 데 대해서는 장관인 제가 어떤 한계라든가 리더십의 한계를 느끼고 있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강 장관은 이어 "지금 제 리더십이 한계에 도달했다고 국민들께서 그렇게 평가하시고, 대통령께서도 그렇게 평가를 하시면 거기에 합당한 결정을 하실 것으로 생각이 된다"며 거취 문제에는 신중을 기했다.
강 장관은 다만 "(일련의 사건을) 거꾸로 생각해보면 그동안 외교부가 수십 년 동안 폐쇄적인 남성 위주 조직에서 탈바꿈하고 있는 전환기가 아닌가 싶다"며 "우리 사회의, 직원들의 권리 의식이 높아지고 그 권리 의식에서 봤을 때 부당하다는 신고를 좀 더 안전하고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시스템을 외교부가 갖췄기 때문에 과거에 똑같은 행태라도 하소연할 수 없는 상황에서 지금은 신고도 조사도 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강 장관 취임 이후에도 공관 내 폐쇄적 구조와 서열·고시 위주 등의 문제점이 바뀌지 않았다"는 취지로 질책하자 "참 안타깝다고 생각하고 국민들께는 죄송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고개를 숙였다. 강 장관은 "오랜 기간 자리 잡은 조직 문화는 그렇게 빨리 바뀔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하지 않지만, 혁신과 쇄신의 노력은 끊임없이 경주하고 있다"며 "비위 문제나 성 비위 문제에는 무관용 원칙에 따라 철저히 대응함으로써 한 건 한 건 발생할 때마다 철저히 조사하고 내용에 맞는 징계를 해 장기적으로 비위와 갑질이 없는 조직 문화가 자리 잡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강 장관은 주뉴질랜드 대사관 총영사의 성추행 논란에 대해서는 "완벽히 처리됐다거나 더 이상의 조치가 필요 없다는 결론을 내리기가 어려운 경우도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고, 최근 불거진 주나이지리아 한국대사관 직원의 성비위 사건과 관련해서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보고 받았으나, 그게 허위보고였다면 저도 용납이 안 된다. 본부 차원에서 철저히 조사해 보겠다"고 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 종합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