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수학은 해결사다](http://contents.dt.co.kr/images/202008/2020081302102269660002[1].jpg "[논설실의 서가] 수학은 해결사다")
수학으로 생각하는 힘
키트 예이츠 지음/김경림 옮김/웅진지식하우스 펴냄
책은 세상의 모든 것을 수학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말한다. 세상을 '세지 않고' 살 수 없다는 유머로 한 말이 아니다. 당신이 병원에서 암 판정을 받았을 때 그 심각한 상황에서 침착성을 잃지 않을 근거를 수학이 제공해준다는 점을 일러준다. 그러고 보면 수학은 일상의 기쁨과 슬픔을 좌우하는 요소이자 삶과 죽음을 가르는 결정적 인자다.
책은 수학을 응용해 사람들의 운명을 바꾸어 놓은 사례들을 들려준다. 잘못된 알고리즘으로 인해 파산한 기업가, 악의적 확률 해석 탓에 두 자녀 살해 누명을 쓴 엄마, 기하급수적 증감을 몰라 큰 재산을 날린 투자자 등은 수학적 사고에 좀 더 터득돼 있었더라면 피할 수 있었던 교훈을 보여준다. 일상생활에서 수학을 활용해 수고를 더는 지혜도 흥미롭다. '최적 정지 알고리즘'으로 소위 37% 규칙이다. 근사한 저녁 식사장소를 물색할 때 식당을 몇 개까지 지나친 후 고르는 게 최선일까. 10곳을 대상으로 식당을 찾는다고 가정할 때, 수학적 계산은 처음 3.7곳을 배제한 후 최대가 된다는 결과를 제시한다. 세 곳까지 평가만 하고 지나친 후 더 나은 식당이 처음 나올 때 그 곳을 선택하라는 것이다. 이 조언은 좋은 식당을 찾아 이곳저곳 많이 찾아다니다 결국 선택한 식당이 '꽝'이었던 기억이 있는 사람이라면 무릎을 칠 것이다.
책은 적어도 수학은 삶의 무기까지는 아닐지라도 방패는 거뜬히 되어준다고 한다. 이른바 최적화 탐욕 알고리즘에 관한 설명은 당장 실천할 만한 수학적 생활의 지혜다. 반드시 이기는 것보다 틀리지 않는 편을 택하는 게 살아가는데 있어서 더 나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저자 키트 예이츠는 영국 배스대 수리과학과 교수로 BBC, 가디언, 텔레그래프 등 미디어를 통해 수학에 관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이야기 재주꾼이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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