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장우진 기자] 코로나19로 위기에 직면한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유동성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다. 특히 탄탄한 모기업을 둔 LCC들도 유상증자 계획이 틀어지고 있어 자금 수혈 과정이 답답하게 흘러가는 모습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이달 중 1506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할 예정이다. 모집가액은 당초 1만3050원으로 계획했지만 주가하락 여파에 5% 낮아진 1만2400원으로 확정됐다. 이로 인해 총 조달금액도 1585억원에서 80억원가량 줄었다.
모집가액이 낮아졌지만 유상증자 흥행은 여전히 장담하기 어렵다. 제주항공은 전체 조달금액 중 20%를 우리사주에, 80%는 구주주에 배정할 계획인 데 구주주가 물량을 모두 소화할지 미지수다. 청약 예정일은 우리사주가 오는 12일, 구주주는 12~13일이다.
대주주인 AK홀딩스는 전체의 48% 수준인 724억원만 출자키로 결정했고 지분 7.75%를 보유한 제주시는 40억원의 출자를 출자키로 했다. 국민연금(지분율 5.74%)은 아직 입장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다른 주주의 움직임이 변수지만 부족한 400여억원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부족한 수량에 대해서는 오는 18~19일 일반공모를 진행한다.
주가는 내리막을 이어가고 있다. 6월초 1만9000원선을 넘보던 주가는 지난달 1만6000원대로 떨어졌고 이달 들어서는 1만5000원선도 위태한 상황이다. 주가가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모집가액은 현 주가보다 20%가량 낮은 선에서 형성됐다. 제주항공은 올 2분기 매출액이 360억원으로 전년보다 88.5% 감소했고 영업손익은 847억원의 적자를 냈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스타항공 인수계약 해지로 유동성에 대한 우려가 일부 완화됐지만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돼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며 "현재 매월 200억~300억원의 현금이 소요되고 있어 보유현금과 유상증자, 정부지원 등을 통해 업황 회복시점까지 버텨야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진에어도 이달 중 1092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단행을 앞두고 있으며 이 중 20%는 우리사주에 배정할 예정이다. 대주주인 한진칼이 전체의 49.1%인 536억원을 지원할 예정이지만 그 외는 아직 정해진 내용이 없다. 부족한 물량은 제주항공과 마찬가지로 일반공모에 들어가게 된다. 청약 예정일은 우리사주와 구주주가 오는 26~27일, 일반공모는 29~30일이다.
앞서 티웨이항공은 지난달 말 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했지만 52%의 수요만 몰리면서 중단을 결정한 전례가 있다. 대주주인 티웨이홀딩스가 25.61%만 참여하면서 수요를 이끌지 못한 여파가 크다. 티웨이항공의 유증 실패는 LCC에 대한 어려운 업황과 낮은 기대감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LCC업계는 2분기 저점을 넘어 3분기 전망도 그리 좋지 못하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화물 부문 호조로 2분기 '깜짝 실적'을 냈지만 LCC들은 이런 변수마저 크지 기대하기 어렵다. LCC 업계는 노선 증편 및 특가상품 출시 등을 통해 수요회복에 나서고 있지만 오히려 출혈경쟁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수익구조는 더 취약해진 모습이다. LCC를 포함한 항공업계는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한 지원방안을 정부 측에 요청하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제한적으로만 이뤄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