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기준 222건 중 192건 달해
무협 "코로나 여파 완화 주장 속
美 압박에 동남아로 확산 분위기"
무협 "코로나 여파 완화 주장 속
美 압박에 동남아로 확산 분위기"
<현대제철 제공>
[디지털타임스 장우진 기자] 한국 제품에 대한 수입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철강과 석유화학 제품 비중이 9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3년째 이어진 가운데 인도 등 신남방 지역 국가들도 규제수위를 높이고 있고, 코로나19 악재까지 겹치면서 수입규제 압박은 더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3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한국 제품에 대한 수입규제는 222건으로 이중 철강과 석유화학 관련 제품이 192건(86.5%)을 차지했다.
품목별로는 철강 제품이 106건(47.7%), 화학·플라스틱 및 고무·섬유 및 의류가 86건(38.7%)이었다. 철강의 경우 미국이 33건으로 전체의 31.1%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화학·플라스틱 및 고무·섬유 및 의류를 합한 석유화학 제품은 인도가 20건(23.3%)으로 가장 많았고 중국(13건, 15.1%), 터키(11건, 12.8%), 미국(9건, 10.5%) 순으로 아시아 지역에 몰려있었다.
이들 업종에 수출규제가 몰린 배경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된 여파가 크다는 분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17년 취임 이후 지난 2018년 3월부터 무역확장법 232조를 시행했다. 이는 수입제품이 미국의 경제 또는 국가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될 경우 수입을 제한하거나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을 담는데 한국산 철강 제품이 직격탄을 맞았다.
또 미국과 중국이 무역분쟁을 겪으면서 중국 제품에 규제가 강화됐고 이 여파가 국내 산업도 영향권에 들어오면서 무역규제 피해를 봤다. 특히 양국의 분쟁으로 글로벌 경기가 침체되면서 공급 대비 수요가 침체되자 자국 기업 보호에 나선 것도 수입규제 강화의 배경으로 꼽힌다.
중국에 이어 인도 등 신흥국들도 경제 성장기에 접어들면서 제조업 등 기초산업군 육성에 나서면서 석유·화학제품에 대한 수입 문턱을 높여가는 추세다. 현지 법인을 설립하면 무역규제에서 벗어날 수 있지만 시장조사 등 시간적인 제약과 비용 등의 문제로 제한이 크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이후 철강 제품에 대한 수입규제가 급격히 강화되면서 수출에 차질이 발생하고 실적에도 영향을 받았다"며 "미국이 중국에 대해 압박을 가하면서 중국 원재료를 수입하는 국내 철강사에 대한 규제도 심화되고 중국과 겹치는 품목도 더러 있다보니 피해를 본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코로나19로 인해 이러한 기조가 더욱 확산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올 들어 추가된 25건 중 12건(48.0%)이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에 쏠려 있다. 특히 미국이 압박 수위를 꾸준히 높여가는 가운데 인도 등 다른 국가들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당장 수출에 활기가 돌기를 기대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인도의 경우 올 4~5월에만 평판압연제품 등 3건의 반덤핑 규제 조사에 들어가며 규제 수위를 높였다.
인도는 2014년 나렌드라 모디 정부가 출범한 이후 제조업 육성 정책을 펴면서 수입 규제를 강화해 오고 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부터 각 국의 보호무역주의가 강해지는 분위기였다"면서 "코로나19로 인해 규제 장벽 완화에 대한 주장도 나오지만, 미국을 중심으로 수입 장벽이 높아지고 있고 이 같은 흐름이 동남아 등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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