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심화영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미래에셋그룹에 대한 조사결과 발표에 이어 유통 대기업에 대한 부당거래에 칼날을 들이 댄다. 공정위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에도 대기업의 부당거래는 강력 제재할 방침이다. 공정위가 이달 중 2017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된 하림그룹에 대한 조사결과를 내놓을 예정이어서 유통가가 주목하고 있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6월 중 공정위가 하림의 일갈몰아주기 심사결과를 내놓을 전망이다. 공정위가 총수일가의 사익편취 혐의를 입증할 경우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을 고발할 수 있다. 지난 2017년 김상조 공정위원장 취임 후 하림그룹에 대한 공정위의 일감 몰아주기 현장조사가 잇따랐다. 이에 2018년 3월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은 하림식품 대표에서 물러났다.
당시 김 회장의 사임은 공정위가 하림그룹을 두고 일감 몰아주기, 담합 등으로 전방위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여겨졌다. 이후에도 공정위는 김홍국 회장이 아들 김준영씨에게 비상장 계열사 '올품'의 지분을 물려주는 과정에서 편법증여 여부와 일감 몰아주기 행위 등이 있었는지 조사해 왔다.
하림그룹은 2018년 4월 최상위 지주회사인 제일홀딩스가 중간지주사인 하림홀딩스를 흡수합병하면서 지주사체제 개편작업을 마친 상태다. 합병 뒤 존속회사인 제일홀딩스 이름은 하림지주로 변경했다. 김 회장의 아들인 김준영씨에게 비상장 계열사인 올품의 지분 100%를 넘기면서 그룹 지분 승계도 사실상 마무리했다.
현재 하림그룹 지배구조는 김 회장의 아들인 김준영씨→올품→한국인베스트먼트→하림지주로 이뤄져 있다. 현재 하림의 국내 계열사는 58곳(해외 법인은 39곳)으로 자산 총액은 약 10조원이다. 공정위는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아들 김준영씨에게 올품의 지분을 물려주는 과정에서 편법증여 여부와 일감 몰아주기 행위 등이 있었는지 등을 집중 조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림의 비상장 계열사인 닭고기 가공업체 '올품'은 10조원 이상 자산을 가진 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회사다.
지난 2011년 700억원대였던 올품의 매출이 2018년 3000억원대로 급증했다. 이 가운데 하림그룹 계열사들이 동원됐고, 이 과정에 그룹 차원의 일감 몰아주기가 있는 것이 아닌지 집중적으로 살펴볼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공정위 조사결과는 유통업계에서 대기업이면서도 노출이 많지 않았던 하림의 투명성을 입증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라면서 "이번 조사결과에 따라 하림그룹이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심화영기자 dorothy@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