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배터리 소재 공격투자
코로나19 계기 체질 전환 나서
코로나19 계기 체질 전환 나서
삼성전자 제공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3월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유력 기술을 보유한 일본 화학기업 인수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고, 실제로 롯데케미칼에 "신산업을 발굴하라"는 특명을 내렸다. 이후 롯데케미칼은 1617억원을 투자해 일본 화학기업 쇼와덴코의 지분을 인수했다. 이 회사는 반도체 소재에 강점을 가지고 있고, 최근 배터리 소재쪽에서도 입지를 다지는 중이다.
이처럼 주요 대기업 총수들이 신사업 육성 의지를 보이면서 주요 기업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성장 가능성을 예측하기 어려운 신사업의 특성 상 총수의 강한 의지가 아니면 키우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2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19에 따른 위기 극복을 위해 주요 대기업 총수들의 신성장 투자 주문이 이어지면서 신성장 사업 투자도 다시 활기를 띄고 있다. 실제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달 6일 기자회견에서 "끊임없는 혁신과 기술력으로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면서도 신사업에 과감하게 도전하겠다"고 말했고, 이후 삼성전자는 최근 10여일 동안 18조원 이상의 대규모 반도체 투자 계획을 내놓았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역시 지난달 28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를 찾아가 "과감한 도전 문화를 만들어달라"고 당부했다. 구 회장의 이 같은 의지로 LG화학은 작년 말 기준 배터리 분야에서 1만6000건 이상의 특허를 확보했고, LG전자 역시 올 3월 말 기준 해외 특허만 6만건을 넘었다.
SK그룹도 최태원 회장의 뚝심을 앞세워 바이오와 반도체, 배터리 등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그 결과 SK㈜의 기업 가치는 최근 2달 여 동안 무려 2배로 급성장했다.
이는 주력 사업의 위기가 코로나19와 관계없이 지속될 것이라는 재계 총수들의 공통된 인식에서 비롯한 것으로 풀이된다. 2018년까지는 반도체 초호황에 따른 착시현상이 다소 있었지만, 지난해부터 이어진 주력 산업의 수익성 악화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재계에서는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우리 산업의 체질을 획기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유환익 전국경제인연합회 기업정책실장은 "선제적이고 폭넓은 규제개혁으로, 코로나19의 위기를 우리 산업의 체질혁신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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