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백 5.1초… 한번 충전 서울~대전 왕복 거뜬
하차시 달리는 자전거 감지 경고 어시스트 기능
고속 주행시 정숙함 속 들리는 풍절음 아쉬움도
하차시 달리는 자전거 감지 경고 어시스트 기능
고속 주행시 정숙함 속 들리는 풍절음 아쉬움도
<장우진 기자 jwj17@>
벤츠 SUV 전기차 '더 뉴 EQC' 직접 운전해보니…
[디지털타임스 장우진 기자] 전기차도 벤츠가 만들면 다를까? 시승 후 내린 답은 '역시 벤츠'였다. 전기차하면 흔히 친환경, 정숙함 등을 먼저 떠올리지만 벤츠의 전기차는 여기에 품격이 더해졌다. 메르스데스-벤츠의 더 '뉴 EQC'의 외관은 벤츠의 GLC를 연상케 하면서도 보다 곡선의 미를 살린 느낌이다. 쭉 뻗은 루프라인에서 낮아지는 후면부는 쿠페형 디자인이 점목된 모습이었으며 전면부에 위치한 '삼각별'은 벤츠의 아이덴티티를 보여준다. 이 차의 크기는 전장 4770㎜, 전폭 1890㎜, 전고 1620㎜로 GLC(각각 4670㎜, 1900㎜, 1640㎜)와 비슷하다.
<장우진 기자 jwj17@>
실내는 운전자에 중심을 둔 비대칭형으로 구성됐으며 아티코 인조 가죽이 사용돼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여기에 EQC를 위해 새롭게 개발된 '리스폰스'(Response) 시트 덮개는 100% 재활용된 페트 플라스틱 병으로 제작돼 친환경 요소가 더해졌다.
실내 공간도 여유로웠다. 뒷좌석은 웬만한 덩치의 성인이 앉더라도 레그룸(다리공간)과 헤드룸(머리공간)이 충분했고 트렁크 공간도 500리터로 넉넉해 패밀리카로 제격이었다. 운전석 시트 자체는 넓다고 보기 어려웠지만 주행하는 데 있어서 불편함은 전혀 없었다.
주행 성능은 감탄을 자아냈다. 정숙함과 주행의 부드러움은 내연기관차에서 느껴보지 못한 수준이었다. 특히 전기차는 운전습관에 따라 정차 후 출발시 급발진 내지는 튕기는 느낌을 받는 경우가 있는데 EQC는 내연기관 자동차 이상의 부드러운 출발을 보여줬다.
이런 주행감은 시내주행에서 완벽한 궁합을 보여줬다. 잦은 신호대기 및 정체구간에서도 피로감이 없었고 브레이크는 부드러우면서도 꽉 잡아주는 느낌을 받았다. 핸들링은 유연했고 SUV임에도 코너링에서 쏠림 현상이 크지 않았다.
고속주행에서는 전기차 특유의 힘이 느껴졌다. 밟은 대로 치고 나가는 가속력에 몸이 뒤로 젖혀지는 기분마저 들었다. 제원상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데 고작 5.1초였고 최고모터출력은 304킬로와트, 마력으로 치면 408마력이니 그럴 만도 했다. 차이가 있다면 내연기관차는 '치고 나간다'는 느낌이 강했던 것에 비해 EQC는 '빨려 들어간다'는 표현이 보다 적절하게 여겨졌다. 이 차는 한번 충전으로 309㎞를 주행할 수 있어 서울-대전을 왕복할만한 거리가 나온다.
벤츠의 최신 주행보조 시스템도 탑재됐다. 액티브 브레이크 어시스트는 차량과 사람뿐 아니라 달리고 있는 자전거나 교차하는 자전거까지 인식이 가능하고 하차 경고 어시스트 기능은 하차 시 시속 7㎞ 이상의 속도로 지나가는 보행자·자전거 등을 감지해 경고해 준다. 또 프리 세이프 플러스는 후미 충격이 임박하면 뒷차량에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충돌 가능성이 인식될 경우 브레이크가 단단하게 적용돼 충돌로 인한 목뼈 손상의 가능성을 낮춰준다. 벤츠 측은 압도적인 승차감과 함께 이러한 주행보조 시스템을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로 꼽았다.
다만 정숙함 속에서 들려오는 풍절음은 다소 아쉽게 느껴졌다. 옆 사람과 대화를 하거나 운전에 방해가 될 정도는 아니었지만 기대가 컸던 탓인지 고속 주행에서 들려온 풍절음은 이날 시승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이었다. 어쩌면 차 자체가 워낙 조용해 풍절음이 더 크게 들려온 것일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시승은 서울 스퀘어에서 벤츠 고양 전시장을 오가는 코스로 진행됐으며 이날 벤츠는 고양 전시장에서 럭셔리 전기차 콘셉트카인 'EQS'의 쇼케이스도 같이 진행했다.
벤츠는 EQS 콘셉트카를 선보이면서 미래 방향으로 '앰비션(Ambition) 2039'를 제시했다. 이는 △2022년까지 유럽 지역에서 탄소 중립적인 차량 생산 △2030년까지 전기구동차량(xEV)의 판매비중 50% 이상 확대 △2039년까지 탄소 중립 달성 등을 목표로 하는데 EQC는 2차 목표(2030년) 달성의 초석을 다지는 역할을 맡게 된다.
벤츠는 EQC를 설계하면서 '어떻게 하면 전기차를 가장 벤츠답게 만들까'라는 고민을 가장 많이 했다고 한다. 승차감이나 부드러움에서 기존 벤츠와 이질감이 없도록 하기 위한 노력을 가장 많이 기울였다는 것인데 이날 시승에서 그 방향성을 체감할 수 있었다.
이 차량의 가격은 1억360만원이다. 아직 부족한 충전 인프라 등을 감안하면 선택이 다소 망설여지는 가격대다. 하지만 주행감과 승차감에서 '삼각별'의 가치를 충실히 담아내고 있는 만큼 경쟁력은 충분하다고 보여진다. 전기차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는 가운데 EQC가 프리미엄 시장을 선도해나갈지 행보가 주목된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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