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방침 따른다" 배짱영업
샤넬 클래식백 1년새 18%↑
국내 실적 미공개 꼼수 경영
"사회공헌은 미온적" 지적도
샤넬 클래식백 1년새 18%↑
국내 실적 미공개 꼼수 경영
"사회공헌은 미온적" 지적도
해외 명품 브랜드들이 국내시장에서 해마다 깜깜이 가격 인상에 나서는 등 배짱 영업을 하고 있다. 유한회사로 실적 공개 의무가 없고, 버는 족족 본사 송금은 물론 고배당 잔치를 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선 한국시장에서 돈을 쓸어가고 있는 이들 해외 명품 브랜드들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물론, 기본적인 소비자 알림(제품설명서·가격인상고지)과 사후서비스(불만접수)에도 인색하다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시장에서 '샤넬 클래식 플랩백 미디움' 가격은 해마다 인상됐다. 2018년 11월 652만원에서 2019년 10월 715만원으로 9.6% 올랐다. 이어 2020년 5월에는 849만원으로 전년대비 18.7%나 가격이 뛰었다.
잦은 가격 인상에도 '깜깜이 경영'에 소비자는 애가 탄다. 샤넬과 같은 명품 업계는 "본사 방침에 따른다"는 이유로 소비자에게 가격 정보를 공식 발표하지 않기 때문이다.
심지어 한국에서 얼마를 벌었는지 실적 통계 조차 내놓지 않는다. 실제로 금융감독원 공시에서도 이들 기업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구찌·루이비통·마이클코어스·페라가모 등 주요 명품 브랜드 국내 법인 중 상당수는 '유한회사'이기 때문이다. 루이비통코리아는 2012년 유한회사 전환을 결정하면서 2011년까지만 실적을 공개했다. 업계에선 배당성향이 과도하지만, 기부금 등 사회공헌도가 낮은 것이 논란이 되자 취한 조치로 알려졌다.
올해부터 신외부감사법에 따라 매출 500억원 이상의 유한회사는 외부감사 대상에 포함됨에 따라 아예 '유한책임회사'로 전환하는 사례도 속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유한책임회사는 외감에서 제외돼 유한책임회사로 전환하는 회사도 꽤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아디다스코리아의 경우 이미 유한책임회사다.
해외 명품 브랜드는 수입유통사를 통해 제품을 공급하다 보니 사실상 사후서비스(AS)에도 인색하다.
이 때문에 명품 커뮤니티에는 냉랭한 셀러의 응대에 수선이나 교환 등을 신청조차 하지 못한 사례가 자주 올라오고 있다.
실제로 여름을 앞두고 백화점에서 페라가모 선글라스를 구입한 한 소비자는 "제품설명서가 없어 렌즈와 안경테 재질, 자외선과 가시광선 투과율을 확인할 수 없었다"며 "다시 찾아가 설명서를 받았지만 한국어 설명 자체가 없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해외 화장품 브랜드도 마찬가지다. 주요 백화점 바비브라운 매장에서 메이크업 서비스를 받은 뒤 트러블이 난 한 소비자는 '피부과 의사의 진단서'를 제출하란 바비브라운 측 요구대로 했지만 치료비를 받지 못했다. 바비브라운 측이 "명확히 자사 제품으로 인한 트러블임을 의사가 명기해 주지 않는다면 치료비를 배상해줄 수 없다"고 거절했기 때문이다
국내 소비자들에 대한 이같은 횡포에도 불구하고 해외 명품 브랜드들은 국내 백화점들에게 귀하신 몸이 되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실적 악화로 해외 브랜드 매출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해외명품 상품군 매출은 2018년에는 전년 대비 18.5%, 2019년에는 28.0% 각각 신장했다.
심화영기자 dorot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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