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인수땐 항공업계 2위 도약
부채 9.6兆 재무건전성 과제로
향후 고강도 구조조정도 예상
실적부진 자회사 분리매각 주목
부채 9.6兆 재무건전성 과제로
향후 고강도 구조조정도 예상
실적부진 자회사 분리매각 주목
아시아나 품은 HDC현산
[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국내 양대 대형항공사(FSC)가 한진그룹과 HDC그룹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30년 가까이 경쟁 구도를 형성해왔던 아시아나항공이 HDC현대산업개발로 넘어갈 가능성이 커지면서다. 특히 HDC현대산업개발이 향후 에어부산 등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일부를 재매각할 수도 있어 저비용항공(LCC) 등 항공산업 시장 전반의 지각변동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부동의 2위' FSC 품은 '범현대家'=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을 품으면 단숨에 국내 항공업계 2위로 발돋움한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988년 금호그룹이 정부가 추진한 제2의 민간정기항공운송사업자로 선정되며 설립됐다. 이로써 1969년 현 대한항공인 대한항공공사 민영화 이후 약 20년 만에 항공업계 독점 구도가 깨졌다. 이후 30년이 지나도록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과 함께 국내 양대 FSC로 자리매김했다.
현재 항공사별 항공기 보유 대수를 고려하면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더라도 국내 항공업계에 순위변동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저비용항공사(LCC) 1위 제주항공을 보유한 애경그룹도 아시아나항공을 노렸지만, 사실상 '쩐'의 전쟁에서 밀리며 고배를 마셔야만 했다. 제주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성공했다면 대한항공과 어깨를 나란히 견줄만한 덩치를 갖출 수 있었다. 작년 기준 대한항공이 보유한 운송용 국내·국제선 항공기는 모두 167대다. 같은 기간 제주항공(40대)의 경우 아시아나항공(83대)에 에어부산(25대), 에어서울(7대)까지 더할 경우 155대까지 늘릴 수 있어 부동의 1위 대한항공을 턱 끝까지 추격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지각변동 없다지만…LCC 업계 변동 오나 =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을 가져가게 된다면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LCC도 같이 품게 된다. 이번 매각이 아시아나항공을 포함한 6개 회사를 모두 품는 '통매각' 원칙이기 때문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기존 면세점과 호텔, 리조트 산업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건전성은 풀어야 할 숙제로 꼽힌다. 올해 2분기 기준 아시아나항공이 안고 있는 부채는 9조6000억원이다. 자본은 1조5000억원 규모로 부채비율은 660%다. 당장 아시아나항공을 품에 안을 경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예상된다.
특히 최근 항공 산업 경쟁 심화에 따라 함께 인수하게 될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올 2분기 에어부산은 영업손실 219억원, 순손실 250억원의 실적을 냈다. 3분기 역시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업계 관계자는 "인수 대상자로서는 대외적 리스크가 심한 항공 업체 3개를 동시에 인수하는 게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며 "향후 일부를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을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아시아나항공 새주인이 될 현대산업개발의 에어부산 재매각 가능성에 벌써부터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체제에서 증손회사가 인정받으려면 손자회사가 자회사(지주사 증손회사) 지분 100%를 보유해야 한다. 아시아나항공이 지분 100%를 보유한 에어서울은 문제가 없으나 에어부산이 걸림돌이다. 에어부산은 타주주 지분율이 45%에 달해 공정거래법 규정을 지키려면 막대한 추가 비용이 필요하다. 현대산업개발이 에어부산 지분을 재매각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김양혁기자 m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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