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금융업권 내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저축은행은 중금리 개인 신용대출 시장에서의 역할을 확립해야 한다."(남재현 국민대 경제학과 교수)
"은행이 도맡고 있는 보증 공급 체계가 서민금융기관으로 옮겨가야 한다."(박창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24일 한국금융학회 주최로 서울 마포구 서울신용보증재단빌딩 열린 '금융환경의 변화와 서민금융기관' 정책심포지엄에서 이 같은 분석들이 나왔다.
이날 남재현 국민대 경제학과 교수는 외환위기 이후 금융환경이 급변했다는 점을 언급했다.
남 교수는 "은행이 저렴한 자금을 동원해 중소기업·가계 대출 시장에 진출하면서 신용위험이 낮은 대규모의 우량고객들이 은행으로 이전했다"며 "이에 저축은행들이 새로운 수입원을 찾고자 소액신용대출, PF대출 등에서 무리한 영업을 전개했고, 이로 인한 시행착오 누적으로 업계 전체가 존폐의 기로에 놓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업권의 등장으로 이 같은 금융권 내 경쟁이 더 심화할 전망이다. 그는 "현재 저축은행은 우량고객을 대상으로 카드, 캐피탈, 대부업 등 업권과도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게다가 고신용 등급 차입자를 중심으로 영업하고 있는 인터넷전문은행, 부동산대출 등에 대해 P2P금융업권도 향후 영업 범위를 넓힐 경우 저축은행과의 경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들은 중금리 개인 신용대출 시장에서 저축은행 역할을 강조했다. 은행이 공급하지 않고 있는 10~17%대 금리 구간의 주요한 대출 공급자 역할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남 교수는 "금리 대출자 대상의 정교한 평가 모형을 구축하고 인력을 확충하고자 하더라도 영업구역 제한으로 충분한 대출 수요를 확보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정부는 보증대출을 포함한 중금리 개인 신용대출에 대한 영업구역 제한을 폐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 선임연구위원은 "은행 중심의 보증 공급 체계를 개편해야 한다"며 "소기업, 자영업자, 개인 대출에 대한 정부의 보증지원은 서민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 선임연구위원은 "저소득 계층의 금융서비스 접근을 보장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며 "상환능력을 갖춘 개인 및 소상공인 대상 저축은행의 신용대출상품 확대와 자산·부채 컨설팅 서비스 등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제시했다. 주현지기자 jhj@dt.co.kr
24일 개최된 한국금융학회 정책심포지엄에서 남재현 국민대 교수가 '서민금융시장의 변화와 저축은행'을 주제로 주제발표하고 있다. 주현지기자 jhj@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