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이후 문재인 대통령의 임명이 가시권으로 접어들자 반대 여론을 뒤집어 임명의 당위성을 강조하려는 민주당과 이를 막으려는 한국당이 충돌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4시부터 국회에서 비공개로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불거진 검찰의 수사정보 누설 등에 어떻게 대응할지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했다. 민주당은 검찰이 청문회 직후 조 후보자 부인 정경심 교수를 불구속 기소한 배경과 의도를 파악하는 한편, 검찰의 수사정보 유출이 검찰개혁이 필요하다는 반증이라는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하기로 했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최고위 이후 기자들과 만나 "조 후보자와 관련한 당의 입장은 큰 변화가 없다. 다양한 의견이 있었지만 당의 입장을 모았다"면서 "이해찬 대표가 고위당정청회의에서 청와대 관계자, 국무총리 등을 만나 전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홍 수석대변인은 이어 "피의사실을 유포해서 여론몰이식 수사를 하는 검찰의 행태에 강력한 경고와 함께 우려를 표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검찰의 잘못된 방식을 철저히 조사하고, 책임질 사람이 있다면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면서 "법무부에서 수사준칙을 만들고 있다. 준칙 공개하고 지키도록 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개선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정춘숙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이날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우리에게 왜 검찰개혁이 필요한지를 입증했다"면서 "청문회 과정에서 검찰은 입법부의 권한을 침해 하고, 자신들이 살아 있는 권력임을 그리고 정치검찰임을 분명히 보여줬다"고 평했다. 정 원내대변인은 "조 후보자 부인을 단 한차례의 조사나 소환 없이 청문회 종료 직전 기소한 것은 검찰의 정치개입이자, 검찰개혁을 피하기 위한 몸부림"이라고 비판했다.
한국당도 이날 오후 2시 30분부터 긴급 최고위를 열고 청와대가 조 후보자를 임명한다는 것을 가정하고 특검과 국정조사 등 후속대책을 찾았다. 특히 '맹탕 청문회'라는 비판 여론이 쏟아지며 난처한 상황에 놓여 있는 한국당이 조 후보자 임명을 명분 삼아 대여투쟁의 강도를 높이면서 당과 당 지도부를 향한 불만의 목소리를 잠재우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한국당은 우선 검찰의 수사 결과에 기대를 걸되 원내 외 투쟁 강도를 높일 생각이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 모두발언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범법자 조국을 이제 포기해야 한다, 부당한 검찰 공격을 즉각 멈추고, 국민의 분노가 조 후보자를 넘어 문 대통령을 향하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황 대표는 "조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수많은 의혹을 제대로 소명하지 못했다"며 "조 후보자 부인은 물론 조 후보자 본인도 즉각적이고 강력한 수사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대표는 이어 "문재인 정권이 검찰 수사를 훼방하고 가로막는다면 더 이상 참을 수 없다. 더 강력한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면서 "조 후보자가 임명되는 순간, 특검과 국정조사 실시할 수밖에 없다. 문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한다면 바로 그날이 문재인 정권의 종말이 시작될 것"이라고 최후통첩을 날렸다. 황 대표는 최고위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조 후보자 임명 등 청와대의 결정 이후 대응할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모든 투쟁 수단들을 다 활용해서 문재인 정부의 멋대로 하는 국정을 바로 잡겠다"고 했다. 나경원 원내대표 역시 "조 후보자의 수많은 혐의와 의혹 중 마지막에 저지른 행위는 가히 충격적"이라며 "내용을 따지기에 앞서 핵심 참고인인 동양대 총장과 직접 전화통화를 한 사실 하나만으로도 사퇴해야 한다. 조 후보자의 말 한마디 자체가 압박이자 강요"라고 문제 삼았다. 나 원내대표는 "이 대목에서 미국의 워터게이트 사건이 기억난다. 닉슨 전 대통령이 물러난 이유는 조직적 증거인멸 행위가 드러났기 때문"이라며 "본인이 직접 나섰다는 것 하나만으로 조 후보자는 법무행정 대상이 돼야 할 사람"이라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조 후보자 임명에 찬성한 정의당을 겨냥해 "사법개혁이라는 허울 좋은 명분과 연동형 비례제를 바꿔먹기 한 정의당이 스스로 민심의 데스노트 위에 이름 올리고 있다"고 비판했다.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민주당이 8일 국회에서 긴급 최고위를 열고 조국 후보자 후속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