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한국이 克日·克中 위해 해야할 일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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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8-18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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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한국이 克日·克中 위해 해야할 일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소장

지금 한국을 둘러싼 상황을 보면 사면초가다. 누가 적군인지 아군인지도 모호한 상태다. 북한이 미사일 쏘는 데도 미국은 방관하고,일본은 한국과 소재전쟁을 벌이고 있어 한미일 남방삼각동맹은 균열상태다. 잘해보자던 북한은 한국을 제치고 미국과 직거래 하겠다고 '한국 패싱'을 하고 있고 그간 소원했던 북중러 북방삼각동맹은 다시 뭉치고 있다. 공업화 과정에서 서방의 대량생산 시스템이 유교식 피라미드 상하 구조의 사회조직과 상명하복의 충성문화와 맞아 떨어져 한국은 G12의 자리에 올랐고 일본은 G3, 중국은 G2의 자리에 올랐다.

그런데 한국과 중국은 사드 문제로 다투었고 지금은 일본과 반도체 소재전쟁을 하고 있다. 지금 온 국민이 떨쳐 일어나 극일(克日)을 외치고 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일본은 기초가 너무 강하고 중국은 이미 너무 커졌다. 사드 문제와 소재전쟁을 계기로 일본과 중국은 왜놈, 떼놈이라는 비하의 대상에서 두려움의 대상으로 바뀌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경제력 때문이다. 일본과 중국은 G3, G2인데 한국은 G12에서 옴짝달싹 못하고 있다. 2013년 이후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세계평균을 못 따라간 지가 6년째다. 한강의 기적을 이룬 한국, 달리는 말이 야성을 잃어 버렸다. 한국은 일본과 중국이 너무 멀리 가는 바람에 추격할 대상도 잃어버렸다.

'큰 그물'을 쳐야 큰 고기가 잡힌다. 우리를 둘러싼 주요국의 국정 어젠다를 보면 미국은 '위대한 미국 재건', 중국은 '위대한 중화민족의 부흥', 일본은 '강한 나라'이지만 한국은 한국적 상황만이 반영된 어젠다다. 그러다 보니 국제관계와 외교에서 약하다. 한국, 동북아 상황을 감안한 국가 목표 및 제조시대가 아닌 공유시대에 걸맞는 추격 목표가 필요하다.

지금 세상은 2007년 스마트폰 등장,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0년 중국의 G2 부상, 2016년 4차산업혁명 시작으로 기존의 사고가 전혀 맞지않는 대변혁의 시기에 진입하고 있다. 지금 같은 대변화의 시대에는 속도보다는 '방향'이 중요하다. 빨리 간다고 좋은 것이 아니라 방향이 틀리면 망한다.

스티브 잡스 같은 괴팍스러운 천재 하나가 애플을, 미국을, 세계를 통째로 바꾸어 놓았다. 스마트폰이 세상을 소유경제가 아닌 공유경제로, 이젠 구독경제로 바꾸어 놓았다. 36억명의 스마트폰 인구가 구글, 유튜브, 페이스북으로 같이 움직이고 생각을 공유하고 새로운 거대한 신비즈니스를 만들어 내고 있다.

한국은 지금 정치권이 뭐라고 해도, 외교는 사면초가 상황이고 신비즈니스가 아닌 제조에만 함몰된 경제는 세계평균을 못 따라가는 열등생 신세다. 위기다. 위기(危機)는 위험과 기회의 합성어라고 한다. 위기는 새로운 출구를 찾으면 '기회'가 되고, 실패하면 기회는 지나가고 '위기'만 남는다.

제조경제에 익숙한 40~50대가 아닌, 공유경제가 익숙한 10~20대가 세상을 바꾸고 경제와 금융을 통째로 바꾸고 있다. 승부는 커브길에서 거는 것이다. 3차 정보혁명시대에서 국가 순위는 이미 결정났지만 4차혁명시대는 다르다. 한국은 제조업의 관점이 아닌 공유경제의 관점에서 새로운 추격목표와 국가전략이 필요하다

극일(克日)·극중(克中)하려면 먼저 지일(知日)·지중(知中)해야 한다. 지일·지중하지 못하면서 극일·극중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G3와 G2인 일본과 중국에 대해 왜놈과 떼놈의 관점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한 발자국도 못 나간다. 전쟁은 피해야 하지만, 했다면 반드시 이길 전략을 써야 한다. 그런데 전쟁에서 '적전 분열'은 최악의 전략이다. 정작 일본과 중국은 아무 관심도 없는데 우리끼리 친일반일, 친중반중으로 편갈라 싸움하는 것은 제발 그만두어야 한다.

강(强)하면 적이 늘어나고 유(柔)하면 친구가 늘어난다. 우리 내부갈등의 해법은 상대 의견을 한 번 들어주고 두 번 칭찬하면 된다. 인간은 살기(殺氣) 넘치는 총명(聰明)함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따뜻한 정(情)으로 산다. '폐부를 찌르는 독한 말을 퍼붓는 사람'이 아닌, 칭찬하면서 에둘러 지적하고 '집에 갈 때 붕어빵 하나 손에 쥐어 주는 사람'을 가슴에 담고 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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