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이날 경기 김포에 있는 로봇전문기업인 SBB테크를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한 자리에서 "순수 국내 기술로 4차 산업혁명을 추구하는 강소 기업이나 기술력이 강한 중소기업들이 많이 있다"면서도 "기술을 개발 하더라도 국내에서 판매처를 확보하지 못해서 고전하는 일이 많았는데 이번 일본의 백색 국가 제외 조치로 우리 제품으로 대체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일본의 부품 소재에 대한 의존도가 컸던 기업들에게는 당장 어려움이 되고 있지만 길게 보고 우리 산업 생태계를 바꾸는 기회로 삼았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임진왜란 때 일본이 가장 탐을 냈던 것도 우리의 도예가, 그리고 도공들이었다"며 "우리가 식민지와 전쟁을 겪으면서 우리 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었던 원동력도 바로 기술력"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찾은 SBB테크는 정밀제어용 생산 감속기와 베어링을 주로 만드는 회사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감속기 기술을 개발해 생산할 수 있는 곳으로 알려졌다. 감속기 자체는 일본이 분류한 전략물자에 포함되지 않지만, 핵심 부품인 베어링은 일본이 지정한 전략물자에 포함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형상가공-조립-성능·품질 검사로 이어지는 감속기 제작공정을 차례로 둘러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가 식민지와 전쟁을 겪으면서도 우리 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었던 원동력도 기술력"이라며 "국민들과 기업들은 이번에 반드시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서 우리 경제와 산업을 더 키워내실거라 믿는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냉정하게 보면 일본기업과의 기술격차는 아직도 큰 상태다. 'SBB테크'는 감속기 기술 개발에는 성공했지만 실증테스트를 완료하지 못해 소규모 시제품만 판매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술력 역시 업계 1위기업인 HDS(Harmonic Drive Systems)의 제품에 비해 70% 수준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류재완 대표이사가 직접 "연말에는 납품 수량이 늘어날 것 같다"고 내다보기도 했다.
때문에 문 대통령의 행보는 일본 경제 보복 사태 이후 처음으로 부품 국산화 기업을 직접 방문하고 격려하려는 의미로 해석된다.앞서 청와대는 일본이 전략물자 수출을 잠글 수 있는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국산 부품·소재·장비 분야 집중 육성하겠다고 했다. 정부가 일본산 전략물자를 대체할 국산품을 조기에 대규모 양산할 수 있도록 다방면의 지원을 하겠다는 것이다.
임재섭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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