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시장 개척 '티볼리' 대형차의 자존심 'G4 렉스턴'… 소비자 트렌드 저격
[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2017년 9월. 국산차 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라는 2강, 한국지엠(GM) 1중을 제외하고 '2약'으로 분류됐던 쌍용자동차가 단숨에 내수 3위 자리를 꿰찼다. 격차는 474대. 당시 한국GM이 철수설과 모델 경쟁력 저하 등에 시달렸던 만큼 쌍용차가 '운'이 좋았다는 평가가 많았다. 실제 바로 다음 달인 같은 해 10월 한국GM은 다시 제자리를 찾았다. 해가 지나 2018년 2월. 또 한 번 쌍용차가 한국GM을 앞질렀다. 전년과는 사뭇 분위기가 달랐다. 더는 운으로만 볼 게 아니었다. 이제는 '실력'이었다. 지난 4월까지 단 한 차례도 3위 자리를 내놓지 않은 실적이 이를 뒷받침한다. 지독하게 SUV(스포츠유틸리티차)만 파왔던 노력의 결실이었다.
[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2017년 9월. 국산차 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라는 2강, 한국지엠(GM) 1중을 제외하고 '2약'으로 분류됐던 쌍용자동차가 단숨에 내수 3위 자리를 꿰찼다. 격차는 474대. 당시 한국GM이 철수설과 모델 경쟁력 저하 등에 시달렸던 만큼 쌍용차가 '운'이 좋았다는 평가가 많았다. 실제 바로 다음 달인 같은 해 10월 한국GM은 다시 제자리를 찾았다.
해가 지나 2018년 2월. 또 한 번 쌍용차가 한국GM을 앞질렀다. 작년과는 사뭇 분위기가 달랐다. 더는 운으로만 볼 게 아니었다. 이제는 '실력'이었다. 지난 4월까지 단 한 차례도 3위 자리를 내놓지 않은 실적이 이를 뒷받침한다. 지독하게 SUV(스포츠유틸리티차)만 파왔던 노력의 결실이었다.쌍용차의 입지는 철저한 준비로 굳어졌다. 2015년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 티볼리를 시작으로, 대형 SUV G4 렉스턴을 순차 출시했고 국내 유일 픽업트럭 렉스턴 스포츠도 선보였다. 판매 '허리' 역할을 할 준중형 SUV 코란도를 올해 3월 출시하며 SUV 제품군의 마지막 퍼즐을 맞췄다. 이 과정에서 쌍용차는 자동차 업체의 '자존심'이라는 플래그십(기함) 체어맨까지 단종하며 SUV에 집중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내비쳤다.
예측은 적중했다. '자동차=세단'이라는 공식은 깨졌고, 이제 누가 뭐라 해도 SUV가 자동차 시장 대세로 자리매김했다. 국내 도심을 달리는 차량 절반 이상이 SUV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와 국내 완성차 업체 5개사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승용차 판매량은 11만4383대로 집계됐다. 이 중 세단은 5만6924대(49.8%)로 처음 월별, 연별을 통틀어 절반을 밑돌았다.
빈자리는 SUV가 꿰찼다. 작년 연간 40.1%를 기록한 이후 1월 42.6%, 2월 44.1% 3월 45.1% 등으로 꾸준히 성장 중이다. 올해 1분기 SUV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5.3%가 늘어난 5만 1608대(45.1%)가 팔렸다. SUV 판매 비중이 45%를 돌파한 것은 처음이다. 밴 형태의 다목적차량(CDV) 5851대(5.1%)를 더하면 비세단형 차량의 판매 비중은 처음으로 50.2%를 넘게 됐다.시대를 타고 났다고도 볼 수 있다. 2015년 쌍용차는 티볼리를 출시할 당시 휘발유차를 먼저 내놓았다. 당시만 해도 'SUV=경유차'라는 인식이 강했다. 무엇보다 국내서 휘발유는 경유보다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소비자로서는 유지비를 감당하기 부담스럽다. 사실상 티볼리라는 신차에 회사 존폐가 달렸던 만큼 쌍용차는 절박함에 몸부림쳤다.
티볼리 출시와 동시에 국제유가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는 곧 국내 기름값도 내려간다는 의미다. 우려가 확신으로 바뀌는 데는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티볼리가 속한 국내 소형 SUV 판매량은 지난 2013년 9215대에서 작년 15만 5041대로 약 15배 증가했다. 이런 성장을 이끈 것이 바로 티볼리다. 이는 현대차를 소형 SUV 시장으로 끌어들인 시발점 역할을 했다. 출시 5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티볼리는 시장을 이끌며 올해 1분기 9391대를 판매하며 국내 소형 SUV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쌍용차가 오픈형(개방형) SUV라고 하는 렉스턴 스포츠도 '복병'이었다. 카이즈유 통계에 따르면 외형 별& 차급별 신차등록 현황에서 픽업트럭은 작년 4만1466대가 등록됐다. 이는 전년보다 79% 늘어난 것이다. 작년 렉스턴 스포츠의 판매량이 4만 2000여 대다. 사실상 렉스턴 스포츠가 독식한 셈이다. 오픈형 SUV는 흔히 말하는 '픽업트럭'으로, 국내서는 쌍용차가 유일하게 판매 중이다.
예병태 쌍용차 대표이사는 "쌍용차는 소형 SUV를 대표하는 티볼리부터 오픈형 SUV 시장을 개척한 렉스턴 스포츠 브랜드까지 소비자 요구에 맞는 다양한 SUV 제품군을 구축하고 있다"며 "소비 트렌드에 발맞춰 쌍용차만의 색깔을 가진 세계 SUV 명가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김양혁기자 m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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