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화의 혁신경제 훈수두기] `데이터고속도로` 약속 지키라

이민화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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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4-21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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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화의 혁신경제 훈수두기] `데이터고속도로` 약속 지키라
이민화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
4차산업혁명은 데이터 혁명이다. 현실에서의 불일치 문제를 가상의 디지털 트윈에서의 예측과 맞춤으로 해결하는 혁명이다. 데이터를 수집하고 축적하고 분석하고 활용하여 현실을 스마트하게 만드는 스마트화 프로세스의 재료는 데이터다.

데이터를 통해 현실이 가상이 되는 디지털 트랜스폼과 가상이 현실이 되는 아날로그 트랜스폼이 융합된 '스마트 트랜스폼'이 4차 산업혁명의 기술들이다. 현실과 가상이 융합하는 O2O 영역에서 전세계 혁신의 70%가 발생하고 있다. 전세계 10대 기업의 70%와 전세계 유니콘과 스타트업의 70%가 바로 데이터 융합의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한국의 미래를 결정짓는 데이터 쇄국주의의 불편한 진실을 직시해보자.

한국은 온라인 가상 세계를 만든 3차 산업혁명에서 벤처를 중심으로 약진하여 일본과 유럽을 앞서 글로벌 선도 국가로 부상한 바 있다. 온라인의 새로운 가상 세계에는 규제가 없었다. 우수한 기술이 있으면 신사업 창출이 가능했다. 전세계 경제 규모의 5%에 달하는 거대 온라인 세계에서 네이버, 다음 등 한국의 벤처는 약진을 거듭했다. 기술이 주도하는 3차 산업혁명의 승자 그룹에 이름을 올리게 된 것이다.

그런데 가상 세계가 현실과 다시 융합하는 4차 산업혁명에서 한국은 글로벌 후진국으로 전락하고 있다. 현실과 가상의 융합은 기술 융합과 제도 융합으로 구현된다. 이중 4차 산업혁명에서는 기술 융합보다 제도 융합이 훨씬 더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공유 차량과 공유 주택과 원격의료에서 한국이 '글로벌 갈라파고스'가 된 이유는 바로 망국적인 규제 때문이다.

데이터 혁명 시대에 데이터 쇄국주의 주창자들은 과거 영토 쇄국주의가 초래한 망국의 역사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활용하자는 개인정보 보호법과 공공정보를 원칙적으로 클라우드에 개방하자는 클라우드 특별법 개정안이 6개월 넘게 국회에서 잠자고 있다. 개인정보와 공공정보를 안전하게 활용하는 수준이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국가 수준과 비례한다. 아직도 오프라인 중심의 2차 산업혁명의 패러다임에 갇혀있는 '데이터 쇄국주의'를 이제는 끝내야 할 때다.

지금 글로벌 선도 국가들은 개인정보의 안전한 활용과 클라우드 중심의 데이터 패러다임 전환에 총력을 경주하는 중이다. 가장 경직된 유럽도 작년에 발효된 개인정보보호규칙(GDPR) 1조에서 개인정보의 자유로운 이동을 위한다는 목적을 명확히 하고 있다. 개인정보를 활용하지 않으면 국민이 보호되는 것이 아니라 불이익을 받게 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은 개인에게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혁명이다. 맞춤 의료, 맞춤 음악, 맞춤 교육, 맞춤 인공지능 비서는 개인정보의 안전한 활용없이는 불가능한 서비스다. 전세계 유니콘 기업의 70%가 바로 개인 맞춤 컨시어지 서비스를 핵심 비즈니스 모델로 삼고 있음을 상기하면 한국 유니콘 육성 전략의 문제는 바로 데이터 규제라는 것을 직시하게 될 것이다.

국가의 안전은 개인정보의 안전한 활용과 동의어가 된다. 테러 방지를 위한 범죄자 추적과 출입국 통제와 비밀 취급자 인식 등 숱한 영화의 사례를 보면 바로 이해가 될 것이다. 비식별 기술과 식별 기술의 균형이 4차 산업혁명의 미래 국가로 가는 정책 역량이 된다. 과도한 비식별화 요구는 결국 식량인 데이터 공급을 중단하여 인공지능을 말라죽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한다. 글로벌 기준의 익명화된 개인정보는 더 이상 개인정보가 아니다. 비식별 규제가 아니라 익명화된 비식별 정보를 재식별하는 행위를 강력하게 징벌하면 된다.

공공정보는 민간 클라우드에 올라가야 제대로 활용된다. 글로벌 인터넷 트래픽의 90% 이상이 이미 클라우드에서 발생하고 있는데, 한국은 10% 수준에 불과한 최후진국이 되었다. 3차 산업혁명이 개별 기업의 서버에 기반했다면 4차 산업혁명은 민간 클라우드에 기반하고 있다. 클라우드가 더 안전하게 데이터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2018년 1월 과학기술총연합회, 벤처기업협회, KCERN이 데이터 쇄국주의 타파 운동을 시작했고 2018년 8월 31일 문 대통령은 '데이터 고속도로' 선언을 통하여 이상과 같은 문제 돌파를 약속한 바 있다. 이를 바탕으로 개인정보보호법과 클라우드 특별법 개정안이 국회에 상정되어 있으나, 일부 국회의원의 반대로 아직 상임위조차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대통령의 선언이 무색하게 된 것이다. 대통령이 선언한 데이터 고속도로 건설 약속이 하루라도 빨리 이루어지기를 기업인들과 과학인들은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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