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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美 실용경제정책을 배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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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구 초당대 총장
[시론] 美 실용경제정책을 배우라
박종구 초당대 총장
작년 미국 경제성장률이 우리나라(2.7%)를 앞질렀다. 미국은 우리나라보다 경제 규모가 12배 크고 1인당 국민소득도 1.5배 이상 많은 선진국이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한국의 올해 예상성장률을 2.1%로 낮추었다. 자칫하면 금년에도 성장률 역전 현상이 되풀이될 수 있다. 수출이 작년 12월 이래 넉달째 감소추세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작년 하반기부터 주력 기업의 신용도가 하락세로 돌아섰다고 경고했다.

양국의 정책 차이가 상이한 결과를 가져왔다. 한국은 소득주도 성장정책을 채택해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무제 실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추진했다. 성과는 상당히 실망스럽다. 최저임금은 29% 급등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작년 12월 폐업한 자영업자 수가 전년 동기 대비 77% 급증했다.

2017년 출범한 트럼프 행정부는 친기업·친투자 정책을 밀어부쳤다. 1조5000억달러 규모의 대규모 감세를 단행했다. 법인세율을 35%에서 21%로 내리고 기업 설비투자 부분에 즉시 삭감을 허용했다. 소득세 최고세율도 39.6%에서 37%로 낮추고 상속세와 사업소득세도 대폭 경감했다. 동시에 과감하게 규제를 혁파했다. 신 규제 한 개당 기존 규제 2개를 철폐했다. 작년 상반기까지 1500개 넘는 규제를 없애 81억달러 규모의 예산절감 효과를 거두었다. 미 소상공인협회 조사에 따르면 소상공인의 경기낙관론이 1983년 레이건 감세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과도한 규제로 기업활동이 심각한 애로를 겪고 있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기득권을 걷어내고 파격적 규제개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삼성전자는 평택 반도체공장 전력 공급을 위한 도로 건설에 750억원 급행료를 지불했다. LG화학은 주민 반대로 나주에 짓기로 한 연구센터를 포기했다. 32개 파견 업종의 제한만 풀어도 9만개 일자리가 창출된다고 한다. 과도한 규제로 수많은 일자리 창출 기회가 사라지고 있다.


고용시장에서도 양국간 희비가 엇갈렸다. 미국의 12월 구인 건수는 734만명, 실업자 수는 630만명이었다. 12~2월 월평균 18만6000명씩 일자리가 창출되었다. 실업률은 3.8%였고 지난 1년간 실질임금이 3.4% 상승했다. 경제가 활황을 보이면서 기업들이 앞 다투어 채용에 나섰다. 식당, 편의점, 슈퍼마켓 등은 사람을 못 구해 아우성이다. 이에 따라 뉴욕, 캘리포니아, 워싱턴 등 여러 주가 최저임금 인상에 나섰다. 시급이 12~15달러로 치솟았다. '경제 성장이 실질임금 인상을 견인한다'는 경제학의 속설이 입증된 셈이다. 유연한 고용시장이 톡톡히 한 몫을 하고 있다. 채용과 해고의 유연성이 실리콘밸리의 역동성을 가져왔다. 최고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기업간 경쟁이 스톱옵션 부여, 양호한 임신·출산 혜택, 유연근무제, 가정친화적 근무환경을 촉진했다.경기 변화에 따른 유연한 고용 관행이 기업경쟁력을 높이는 촉매 역할을 했다.


최근 방한한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폴 로머 교수는 실업률이 높은 상황에서 최저임금을 올리면 실패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그는 단기부양 수단인 소득주도 성장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현 정권이 노동개혁을 미룬 결과 한국의 노동시장 경쟁력은 바닥 수준으로 떨어졌다. 인시아드 경영대학원과 아데코 공동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사협력 순위는 120위, 채용 용이성은 76위, 해고 용이성은 64위로 조사되었다. 세계경제포럼의 국가경쟁력 조사에서도 노동시장 순위는 최하위권이다. 주력 산업인 자동차, 조선, 철강 등은 낮은 생산성과 함께 경직적인 노동시장으로 경쟁력이 급속히 떨어지고 있다. 지난 5년간 900억달러 직접투자 해외순유출이 일어나 제조업 고용 감소에 일조했다. 2010~17년 해외 41개국의 제조업 단위 노동비용은 연평균 1.7% 하락한 반면 우리나라는 2.2%씩 상승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위기에 처한 제조업의 활력을 살리는게 경제를 살리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경제활력을 촉진하는 실용적 경제정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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