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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한국경제 비관론, 정책실패가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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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시론] 한국경제 비관론, 정책실패가 키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한국경제의 침체가 지속되면서 일본과 같이 장기침체에 들어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IMF 미션팀도 한국경제는 중단기적으로 역풍을 맞고 있어 올해 성장률 2.6%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9조원의 추가경정예산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한국경제의 전망이 어두운 배경과 비관론에서 벗어나기 위한 해법은 무엇일까.

먼저 출산율이 낮기 때문이다. 지난해 출산율은 0.98명으로 OECD 국가 중 가장 낮으며 작년부터 생산가능인구 또한 줄어들고 있다. 출산율이 낮은 국가는 성장하기 어렵다. 미국의 하버드대 경제학자들은 출산율이 낮은 한국과 일본 그리고 중국 경제가 장기적으로 성장률이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또 다른 배경은 중국의 추격으로 인한 산업경쟁력 약화다. 우리는 일본을 추격해 조선, 철강, 자동차, 전자 등을 주력산업으로 육성해 그동안 성장해왔다. 그러나 최근 주력산업의 중국 이전과 이를 대체할 신산업을 찾지 못하면서 제조업 공동화가 우려되고 있다. 산업경쟁력이 약화될 경우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경제는 일자리가 줄어들고 수출 또한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성장률이 낮아지게 된다.

심화되고 있는 부의 불평등 또한 문제다. 소득의 불평등도 문제지만 부의 불평등은 그 격차가 너무 크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다. 부의 불평등은 사회적 불안요인이며 근로의욕도 저하시켜 성장률을 둔화시킨다. 기업인의 모임인 다보스포럼에서도 시장경제체제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부와 소득의 양극화를 극복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로 꼽는다. 최근 집값과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부의 불평등이 심화하고 있다. 집값 급등은 결국 임금과 물가를 높여 산업경쟁력을 낮춘다는 점에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경제의 비관론을 잠재우려면 정책당국은 먼저 기술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 임금을 낮출 수 없는 지금, 산업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과학기술력을 높이는 것이다. 주력산업을 중국에 넘겨주고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는 지금은 과거 1970년대 중화학공업과 전자산업을 육성하던 시기와 여건이 비슷하다. 정책당국은 우수한 인재들이 공과대학에 갈 수 있도록 과학기술 전문인력을 우대하고 해외에서 고급 인재를 초빙하며 정부 연구소와 대학의 구조개혁을 서둘러야 한다. 연구개발도 기업의 기술력 개발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 이러한 신산업정책이 단기간에 이루어질 수 없으므로 로드맵을 만들어 산업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장기계획을 세워야 한다.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출산과 육아 보조금을 지급하기 보다는 어린이 집과 같은 육아 인프라를 확충해 육아에 어려움을 줄여주어야 한다. 초·중등학교 교육이 지금과 같이 사교육에 의존하기보다는 공교육을 정상화시킬 수 있도록 입시제도 또한 개선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미국 등 선진국의 교육제도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부의 불평등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부동산 정책으로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정책당국은 세금을 높여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려 한다. 하지만 집값 상승원인은 그대로 둔 채 세금을 높일 경우 부동산 가격은 다시 올라 부의 불평등이 더욱 심화되는 악순환을 만들게 된다. 집값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부심이나 수도권에서 직장이 있는 도심으로 진입하기 수월하도록 터널 등 교통망을 확충, 이른바 병목현상을 없애지금과 같이 도심 주택수요가 늘어나는 것을 막아야 한다. 그리고 고가 주택의 경우에는 1가구 1주택에 대한 감세혜택을 줄여 특정지역의 주택가격 폭등을 막을 필요도 있다. 교육제도나 부동산 제도를 개선할 때 정책당국은 이익집단에 포획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한국경제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은 보호무역이나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같이 대외적 여건의 악화보다는 국내정책 실패에 주된 원인이 있다. 올바른 정책으로 출산율과 산업경쟁력이 높아지고, 부의 불평등이 완화될 때 한국경제는 지금의 만연해 있는 비관론에서 벗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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