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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경제정책 전환시점 아직 늦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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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시론] 경제정책 전환시점 아직 늦지 않았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우리경제는 최근 들어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 경기침체가 심화되면서 1월 실업률은 4.5%로 2010년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았다. 정부는 확대재정정책으로 대응하고 있으나 일자리를 늘리기에는 역부족이다. 경제를 살리고 소득분배 불평등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지금과 다른 정책 패러다임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먼저 정책의 초점을 최저임금 인상과 같은 수요측면에서 산업 경쟁력 강화를 중심으로 하는 공급측면으로 전환해야 한다. 최근까지 정책의 주된 패러다임은 최저임금을 올려 소비수요를 늘리는 데에 있으며 세간의 논쟁 또한 이 이슈에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일자리가 줄어들고 소득 불평등이 심화되는 더 중요한 원인은 중국의 추격에 따른 산업경쟁력 약화와 이에 따른 경기침체에 있다. 조선, 철강, 자동차산업의 구조조정 때문에 실업이 늘어나고 있으며 성장률 또한 둔화되고 있는 것이다. 임금을 높여 수요를 늘리고 동시에 분배의 불평등을 완화시키는 정책도 필요하지만 이러한 이슈에만 매몰되어 중국의 추격에 적기에 대처하지 못할 경우 우리경제는 지금보다 더 심각한 어려움에 봉착할 수 있다. 성장률이 둔화되면서 실업이 늘어나고 소득의 불평등도 더욱 심화되면서 경제가 되살아날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칠 수가 있다. 따라서 최저임금 이슈에서 산업정책의 구체적인 로드맵을 만드는 등 산업경쟁력 강화정책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

다음으로 기업의 지배구조 외에도 좀 더 거시적이고 국제적인 대책으로 중소기업과 우리경제를 살려야 한다. 그동안 정책당국은 중소기업을 육성하고 경제를 살리기 위해 기업의 지배구조의 개선이나 공정경쟁과 같은 미시적 대책에 초점을 맞추어 왔다. 그러나 산업구조의 변화나 미·중간의 무역전쟁 그리고 세계적 경기침체 등과 같은 거시적이고 국제적인 변화의 대응책 또한 중요하다. 지금과 같이 지나치게 미시적 이슈에만 초점을 맞출 경우 정작 큰 틀에서 중소기업 기술력을 높이고 또한 경제를 살릴 수 있는 방안모색에 소홀할 수 있다. 선진국들은 대부분 국제적이고 전략적 대책에 집중하고 있다. 미국은 제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리고 있으며 일본은 신산업을 육성하고 신기술을 개발하는 데에 총력을 기우리고 있다. 반면에 우리는 최저임금과 기업 지배구조에만 매달리고 있다. 중소기업 기술경쟁력을 높이고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거시적이며 국제적인 전략 또한 중요시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개방경제에 적합한 경제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정책당국자는 물론 경제전문가들도 흔히들 우리경제를 폐쇄경제에 가까운 선진국 경제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우리경제는 수출비중이 높고 내수비중이 작은, 즉 대외의존도가 높은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자본시장이 자유화된 개방경제다. 내수시장이 커서 폐쇄경제와 유사한 일본이나 미국경제와 정반대의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자본시장이 자유화되지 않은 중국경제와는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다. 개방경제하에서 국내 경제정책이 수출경쟁력을 약화시킬 경우 수출 감소로 경기경착륙이 초래될 수 있으며 이는 자본유출을 불러와 국가경제를 외환위기의 위험에 노출시킬 수 있다. 독립적인 경제정책을 수립하기가 그만큼 어렵다. 따라서 국내 경제정책이 수출경쟁력을 약화시키지 않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으며 자본유출에 영향을 줄 수 있는지도 충분히 고려해서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우리는 과거와 다른 경제 환경 속에 있다. 중국의 추격을 강하게 받고 있으며 4차 산업혁명이 태동되고 있다. 우리경제를 살리고 소득 불평등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지금과 같이 최저임금과 기업의 지배구조 논쟁에만 매몰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대외적 경제여건의 변화를 인식해서 선진국과 같이 거시적이고 국제적인 그리고 전략적인 측면에서 대응책을 강구해야 하며 수요보다도 공급측면에서 대응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지금은 정책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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