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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공유경제 갈등 `새싹자르기`식 안돼

장주욱 서강대 전자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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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1-06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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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공유경제 갈등 `새싹자르기`식 안돼
장주욱 서강대 전자공학과 교수

뉴욕에서 우버를 이용해 보았다. 요금과 운전자의 별점에 따라 골라 탈 수 있어 좋았다. 별점이 높은 운전자는 친절해서 친구처럼 얘기를 나누면서 간 적이 있고 별점이 낮은 운전자는 기본적인 인사도 안하는 경우가 있었다. 살인적인 뉴욕의 택시 요금 때문에 저렴하면서 선택권을 주는 우버가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우버의 기업 가치는 135조로 확실한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인정받고 있다. 반면 우버 때문에 뉴욕 택시의 면허 가격이 11억원에서 2억원으로 폭락했다. 대출 받아 면허를 샀던 운전자가 많아 자살하는 운전자도 나오고 있다. 혁신적인 4차 산업이 기득권을 가진 기존 업계의 질서를 흔들면서 생기는 갈등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2014년 8월 한국에 상륙한 우버는 큰 호응을 받았다. 그러나 택시업계의 반발 속에 서울시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81조' 위반으로 규정해 서비스가 중단됐다. 한국형 우버를 만들겠다고 나선 '새싹' 들은 법 규정과 택시 업계의 반발에 막혀 고사하고 말았다. 우버처럼 크게 성장할 '떡잎'도 있었을텐데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까. 정부로서도 엄존하는 현행법을 위반하는 '4차 산업 혁신 기업'의 영업을 방치할 수는 없다. 139명당 1대의 택시가 있을 정도로 많은 운전기사들의 생존권 역시 누구나의 목숨처럼 소중하다. 노후 대책이 없는 노인 기사 분들도 있어 노인 복지 문제까지 얽혀 있다는 말도 있다. 억대를 호가하는 개인 택시 면허와 관련된 재산 문제도 있다. 난마처럼 얽힌 이해 관계와 생계 문제, 죽음까지 부르는 감정적 갈등들을 보면 정부 입장에서는 차라리 현행법이라는 벽 뒤에 숨고 싶을 지도 모른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4차 산업을 육성한다고 외치며 많은 개발·창업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혁신적인 4차 산업이 기존 산업의 기득권 및 생존권과 충돌하는 일은 앞으로도 계속 생겨날 것이다. 그때 마다 지금처럼 기존 법 규정에 따라 '새싹' 자르기를 계속한다면 우리나라의 미래는 암담할 것이다. 정부가 진정으로 4차 산업을 육성할 의지가 있다면 방관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중재자 역할을 하고 향후 유사한 충돌이 발생할 때 지킬 원칙을 세워야 한다.

기존 업계가 피해자로만 남아서 혁신 기업과 대결하는 구도로 가서는 안 된다. 오히려 4차 산업으로의 혁신을 주도하거나 참여하는 형태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근 국토교통부에서 얘기하는 '택시의 우버화'도 비슷한 맥락이라고 생각한다. 택시 사업자들을 중심으로 우버같은 업체를 만들어 면허자들에게 우선으로 주식을 배분한다면 4차 산업 혁신의 열매를 같이 공유할 수 있다. 기존 사업자·개인들의 재산권 보호도 배려해야 한다. 우버를 일찍이 허용한 호주의 경우 기존 택시 면허자에게 수만 달러의 보상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소비자들의 선택권도 존중되어야 한다. 혹한의 겨울밤에 아무리 불러도 서지 않는 택시 때문에 이를 악물면서 집까지 걸어갔던 기억이 있다. 무서울 정도로 과속하거나 억지로 대화를 강요하는 기사들을 만난 적도 있다(대부분의 기사들이 친절하지만). 그 때 마다 우버의 '별점'이 생각나곤 했다. 여성들이 택시 타기를 꺼려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별점'만 도입해도 택시 이용객 수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본다. 우버처럼 높은 별점을 받은 사람들이 더 높은 금액을 받을 수도 있다. 택시가 편하고 저렴해진다면 많은 사람들이 고비용 저효율의 자가용을 버리게 되어 택시 시장이 매우 커질 것이다.

우버와 택시의 갈등은 정부가 어떻게 4차 산업과 기존 업계와의 충돌을 조정하면서 미래의 먹거리를 확보하느냐의 시금석이라고 본다. 이 문제를 해결하며 세운 원칙은 앞으로 예상되는 많은 갈등을 해결할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매우 어려운 문제이지만 반드시 풀어야 한다. '전지적인 시점'을 가지고 완벽한 해결책을 내지 못했다고 비난하기 보다 좋은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성숙한 시민들의 도움도 당연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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