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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경기수축發 통화완화` 반길 일 아니다

김영익 경제칼럼니스트·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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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1-02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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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경기수축發 통화완화` 반길 일 아니다
김영익 경제칼럼니스트·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

미국의 경기 확장 지속 여부가 올 한해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올 하반기에 미국 경제가 수축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 작년에는 중국 일본 유로존 경제 순서로 성장이 둔화됐으나 미국 경제는 3%에 근접하는 높은 경제성장률을 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기순환 측면에서 보면 미국 경제는 2009년 6월을 저점으로 지난해 12월까지 114개월 확장국면을 이어왔다. 그런데 경기 정점이 머지않았다는 신호들이 금융과 실물 부문에서 같이 나타나고 있다. 우선 경기에 선행하는 장단기 금리차이(10년과 2년 국채수익률 차이)가 급격하게 축소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이 차이가 0.15% 포인트로 2007년 6월(0.12% 포인트)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주시시장도 다가오는 경기 점점을 예고하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 주가지수인 'S&P500'이 지난해 9월 정점을 치고 12월까지 거의 20% 하락했다. 1969년 이후 주가와 경기의 순환 관계를 보면 주가 고점이 경기 정점에 동행했거나 2~11개월 선행했다. 지난해 9월 기준으로 주가가 산업생산, 소매판매, 비농업부문 고용 등 주요 경제지표에 26% 정도 과대평가되었던 것을 고려하면, 주가는 이미 하락 국면에 접어들었을 가능성이 높다. 경기 정점 시기도 점차 다가오고 있다는 의미이다. 경기 정점 이후에는 주가가 평균 11개월 걸쳐 23%나 더 떨어졌다.

실물 부문에도 경기 둔화조짐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12월 주택경기와 제조업 관련 지수가 예상보다 낮게 발표됐다. 특히 12월 컨퍼런스보드 소비자기대지수는 128.1로 전월 136.4에 비해 하락했을 뿐만 아니라 블룸버그 컨센서스 133.5를 크게 하회했다. 소비자들의 기대지수가 11월 111.0에서 12월 99.1로 급락한데 기인했는데, 어떤 전문가도 이처럼 하락하리라 예상하지 못했다. 또한 경기 정점에 평균 9개월 선행했던 실업률도 2018년 9월 3.7%에서 더 이상 낮아지지 못하고 있다.

이런 금융과 실물지표를 보면 올해 하반기 어느 시점에서 미국 경기가 정점을 치고 수축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 우선 통화정책에 변화가 있을 것이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는 2014년 10월 양적 완화를 종료했고, 2015년 12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연방기금금리를 9차례 인상했다. 이런 긴축적 통화정책이 올해 상반기에 마무리 될 수 있다는 얘기이다. 하반기부터는 다시 통화정책을 완화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커질 전망이다. 이 무렵에 장기 금리를 중심으로 시장금리는 한 단계 더 떨어지고, 달러 가치는 하락 국면에 접어들 것이다.

미국 경제가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24%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미국 경기가 수축국면에 접어들면 세계 경제성장률은 더 떨어질 것이다. 일본은행과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 완화 축소는 계획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이들도 다시 미국 통화정책 방향을 따라갈 전망이다. 미국 경기가 수축국면에 접어들고 금리가 하락하면 달러가치는 본격적으로 하락할 전망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달러 약세를 내심 환영할 것이다.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서 재정지출을 늘려야 하는데, 연방정부의 부채가 GDP의 100%를 넘어선 상태이기 때문에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이 이를 쉽게 허용하지는 않을 것이다. 또한 가계와 기업의 부채가 과거 평균 수준보다 높기 때문에 연준이 금리를 인하한다 해도 그 효과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미국이 달러 약세를 통해 대외 부문에서 수요를 부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되면 한미 금리차 확대에 따른 한국 금융시장에서 자금 유출 우려가 줄어들게 된다. 지난해 11월 경기 수축국면에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했는데, 그럴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달러 가치 하락에 따른 원화 강세는 한국 증권시장으로 자금 유입 요인이다. 그러나 미국 경기 정점 이후 주가가 급락한다면, 주식형 펀드로 들어오는 자금은 절대적으로 줄어든다. 실물경제 측면에서도 미국 경제성장 둔화는 우리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한국 수출에서 12%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중국의 대미 수출이 줄어들면 한국의 대중 중간재 수출도 그만큼 위축될 것이다. 미국의 경기 수축국면 진입은 한국 경제와 금융시장을 전망하는데 하방 리스크일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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