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정부와 민노총은 법질서를 지켜라

[시론] 정부와 민노총은 법질서를 지켜라
    입력: 2018-12-04 18:14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
[시론] 정부와 민노총은 법질서를 지켜라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

민심이 부글부글 들끓고 있다. 법치주의는 실종되고 민주노총 때문에 나라가 망하게 생겼다는 한탄이 넘치고 있다. 민주노총 소속인 서울교통공사 노조의 고용세습비리가 확인되었는데도 불구하고 민주노총은 부인하고 이를 비판하는 사람을 오히려 공격하고 있다고 한다. 민주노총 소속 유성기업 노조가 임원을 깡패처럼 집단 폭행했는데 사과했다는 말은 들리지 않고 친 민주노총 인사들이 오히려 유성기업 경영진을 비난한다는 이야기만 들린다. 이게 나라냐고 외치면서 정권을 잡은 문재인 정부가 비리와 폭력에 대해 책임을 물었다는 말은 들을 수 없고 민주노총의 눈치만 보고 있다는 말만 들린다.

아무리 선의라고 해도 비리와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다. 어떠한 경우라도 비리와 폭행은 감싸고 갈 수 없다. 그렇다면 국가는 무너지고 만다. 작금의 사태에 대해 민주노총과 정부는 나름대로 할 말이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법치주의를 부정하고 민주주의를 정면으로 위협하는 어떠한 행동도 용납할 수 없다. 더군다나 민주노총과 문 정부는 직접민주주의를 내세우며 정권을 바꾼 '촛불혁명'의 동지이자 핵심 권력이 아닌가. 정의를 말하고 공정을 내세우는 권력의 최고 실세들이 오히려 들어 내놓고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마당에 힘없는 평범한 시민이 법을 어겼다고 처벌하기 어렵지 않겠는가.

문 정부 등장이후 법치주의는 근본부터 흔들려왔다. 이 때문에 불법 시위가 판을 쳤고 결국에는 누구라도 분노할 수밖에 없는 범법행위가 연이어 터졌고 그 정도가 갈수록 심해져왔다. 민주노총의 불법 시위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지 않고 거꾸로 불법 시위를 막는 경찰에게 책임을 묻는 정부가 되었는지, 총리나 주무 장관은 민주노총의 불법 시위에 대해 엄단하겠다는 말로 엄포나 놓았다. 괜히 잘못 말려들면 자기만 손해보고, 곧이곧대로 했다가는 칭찬은커녕 과잉진압으로 처벌받기 십상이니 경찰은 민주노총의 불법행동을 외면하고 방치한다. 이율배반적인 정부가 민주노총 망국론에 불을 붙인 것이다.

민주노총에 대한 분노는 선의의 노동운동도 폄하되도록 만든다. 본연의 역할을 하는 노동조합이 덩달아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노동조합은 약자의 권익을 향상한다고 보기 때문에 헌법에서 노동기본권으로 보호해준다. 실제로 소득불평등과 차별해소에 기여한다면 국민이 앞장서서 지지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민주노총은 국민과 멀어지고 있다. 민주노총 자신이 법을 지키기 않는데 산하 노동조합과 활동가들이 법치주의를 따르라고 말할 수 있는가. 법치주의는 노동운동이 응당 받아야할 대접을 받도록 해주는 보호막이다. 빨간 불이 켜지면 서야 한다. 법치주의 외면은 노동조합이 문을 내리도록 만드는 자충수다.

노동조합은 본래 산업민주주의 원리에 기초한다. 연대와 포용의 철학으로 조합원의 참여에 의한 민주적 의사결정체다. 민주노총은 이러한 원리에 충실한지 반성해야 한다. 어떤 조직이든 내부적으로 의견이 다를 수 있다. 민주노총도 마찬가지다. 내부에서 누군가 법치주의를 위배했다면 사과하고 지도부가 책임져야 한다. 민주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도록 조합원이 아무런 두려움 없이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이렇게 해야 민주노총의 내부 자정 기능이 살아날 수 있다. 미국, 영국, 독일, 일본 등 선진국의 노동운동 역사는 말한다. 이러한 원리를 따르지 않은 노동조합은 소멸했다고.

어떤 나라도 예외 없이 정부와 노동운동은 협력과 갈등의 관계에 있다. 이러한 관계 속에서 현명한 정부는 노동운동이 성숙해지도록 만드는 역할을 했다. 일부 힘 있는 노동조합이 노동운동을 좌지우지하거나 비리와 부패가 판을 치는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견제했다. 노동운동은 도덕성을 상실한 노동조합이 조직에서 퇴출되도록 스스로 내부 윤리를 강화하고 동시에 반 노동운동에 맞설 수 있도록 노동조직을 통합해왔다. 민주노총은 성역이 아니다. 문 정부는 법치주의를 바로 세우고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통합해 노동운동의 윤리를 강화하도록 권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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