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
![[시론] 일자리도 분배도 실패한 `소주성`](http://contents.dt.co.kr/images/201811/2018112702102369607001[1].jpg "[시론] 일자리도 분배도 실패한 `소주성`")
신임 통계청장 취임 후 첫 발표도 소득분배 악화는 비켜가지 못했다.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최하위 20%(1분위) 가계의 명목소득(2인 이상 가구)은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7.0% 줄었다. 2분위(하위 20~40%)도 0.5% 줄었다. 반면 3분위(하위 40~60%) 이상은 거꾸로 늘었다. 상위 20%인 5분위 가계소득은 8.8% 늘어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가계소득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근로소득만 놓고 보면 1분위는 1년 전보다 22.6%나 줄어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률을 기록했다. 올해 최저임금을 역대 최대폭인 16.4% 올렸는데도 오히려 저소득층 가구 근로소득은 역대 최대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이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일용직 임시직이 15만 명 감소하는 등 저소득층의 고용이 집중적으로 타격을 받고 있는데다 영세 자영업자의 폐업증가로 저소득층이 가장 크게 타격을 입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가장 소득이 많은 5분위 소득을 가장 소득이 적은 1분위 소득으로 나눈 5분위 배율은 5.52로 나와 3분기 기준으로는 2007년 3분기의 5.52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현재 소득분배구조가 2007년 위기 수준까지 높아졌다는 의미다. 1분위가구의 경상소득은 131만원이었는데 이 중 60만원이 정부보조금이 대부분인 이전소득이고 71만 원 정도를 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근로소득은 39만 원에 불과해 1분기 40만원, 2분기 45만원에서 계속 감소해 1분위 가구의 소득증감률은 특히 금년 들어서 큰 폭의 마이너스를 지속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한 마디로 저소득계층을 위한다는 소득주도성장정책이 오히려 저소득계층의 일자리를 빼앗고 그 결과 소득마저 줄이고 있는 역설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한 가지 흥미로운 분석은 현 강신욱 통계청장이 보건사회연구원 재직 시 소득분배구조를 분석한 지니계수를 보면 지니계수는 높아질수록 소득분배구조 악화를 의미하는데 시장소득기준 지니계수는 지난해 4분기의 0.349에서 금년 1분기에는 0.401로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전소득 등을 고려한 가처분소득 기준으로도 같은 기간 0.298에서 0.347로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지니계수가 악화된 것은 1997~1999년 금융위기와 참여정부시절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현 정부가 실패했던 참여정부 시절의 정책을 대부분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데 따른 결과로 보인다.
특히 또 하나 문제점은 정부가 소득주도성장에 54조원을 쏟아 붓고도 저소득층의 고용과 소득분배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지난해와 올해 본예산 중 일자리 예산 약 36조원과 두 차례 추가경정예산 15조원, 일자리안정자금 3조원 등 고용창출과 저소득층 지원에 총 54조원을 투입했다. 내년에도 보건·복지·고용 분야에만 전체 예산의 35%에 달하는 162조 2000억 원을 배정하고 특히 일자리 예산을 역대 가장 큰 폭(22%)으로 늘려 23조 5000억원을 편성했다.
규제개혁 노동개혁 법인세인하 연구개발세액공제확대 등 투자환경개선을 통한 투자활성화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려는 정공법을 외면하면 안된다. 국민을 빈부계층으로 나누어 법인세 소득세 종부세 등 각종 세금을 무차별적으로 거두어 현금을 살포하는 인기영합적 정책으로는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지도 못하고 소득분배도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없다는 점을 유념하고 더 큰 참사가 오기 전에 정책전환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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