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민주 기자] 현대차그룹주가 미국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 공세에도 주가가 오히려 동반 상승했다.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돌입할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14일 오후 12시44분 현재 코스피시장에서 현대글로비스는 전날보다 2.1% 상승한 12만3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간 현대모비스(2.14%), 기아차(1.06%), 현대차 등도 동반 강세다. 현대차는 보합세다.
엘리엇은 현대차그룹 이사진에 보낸 서신을 통해 현대차그룹이 13조원 이상의 초과자본을 보유하고 있어 자사주매입 등을 통한 주주환원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컨설팅사 콘웨이 맥켄지의 보고서를 공유했다고 전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오히려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최대 수혜주로 꼽히던 현대글로비스 주가는 장중 한때 5%이상 급등하는 등 나머지 현대차그룹주도 일제히 상승했다. 오히려 엘리엇의 강력한 요구로 지배구조 개편이 앞당겨 질 수 있다는 기대가 번지면서 호재로 작용했다.
엘리엇이 현대차그룹 이사진에 보낸 서신은 자사주매입 등 주주환원화 함께 지배구조 개편을 촉구한다는 내용이 주요 골자다. 이는 지난 9월 엘리엇이 현대차그룹에 발송했다고 주장하는 서신 내용과 크게 다를 것 없는 내용이다.
금융투자업계는 엘리엇이 현대차그룹 투자로 평가손실액만 5000억원을 넘어서자 궁여지책으로 주가부양을 위해 의도적으로 또다시 나선 것으로 풀이한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과도한 보유 현금을 주주에게 환원하라는 기존 주장을 독립적 컨설팅 업체 분석을 통해 다시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순환출자 고리 해소를 위해 현대모비스의 일부 사업을 떼내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개편안을 내놨지만 엘리엇의 반대에 부딪혀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잠정 보류됐다.
현대차그룹은 현대글로비스를 중심으로 지배구조 개편에 다시 착수할 것으로 기대된다. 강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이 논란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지배구조 변화를 준비할 것"이라며 "외국인 지분율이 높은 현대차(46.4%), 현대모비스(48.1%)의 주주총회를 최소화하고, 주주구성이 유리한 현대글로비스(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 39.3%) 중심의 지배구조 변화를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