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중국은 빚에서 탈출 못한다](http://contents.dt.co.kr/images/201810/2018101802102269660001[1].jpg "[논설실의 서가] 중국은 빚에서 탈출 못한다")
'빚의 만리장성'
디니 맥마흔 지음 / 유강은 옮김 미지북스
중국의 미래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대표적 전문가 중 한 명이 스티븐 로치 예일대 경영대 교수이자 전 모건스탠리 아시아지역 회장이다. 그는 중국이 여러가지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건 사실이지만 중앙집권식 통치의 '효율성'과 일종의 규모의 경제 혜택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본다. 반면, 중국은 내부 경제 문제와 지정학적 불리함으로 인해 쇠락할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을 펴는 학자들이 있다. 미래학자 조지 프리드먼과 최근 '21C 미국의 패권과 지정학'을 내놓은 피터 자이한 같은 이들이다. 양쪽 주장 모두 어느 정도 실물을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통계와 이론 전개에 치중한다.
하지만 '빚의 만리장성'은 중국 내부를 속속들이 들여다본 후 확실한 증거물들을 갖고 중국의 앞날을 전망한다는 점에서 좀 다르다. 저자 디니 맥마흔은 월스트리트저널 기자로 베이징에서 6년, 다우존스뉴스와이어스 기자로 상하이에서 4년 등 중국에서 10년을 일하며 뒷골목까지 샅샅이 뒤져본 경험을 토대로 중국이 닥친 거대한 '빚'의 만리장성을 해부한다. 저자는 "중국 경제는 왜 스스로 구조할 위치에 있지 않은지 부채에 초점을 맞춰 설명하려 한다"며 거대한 그림자 금융을 중국 정부가 미래로 계속 이월하든 당장 해법을 찾으려 하든 궁극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을 밝힌다.
과다 부채와 설비 과잉을 세금인상과 인플레이션, 부패 척결로 제어하려드는 순간 인민의 삶은 피폐해질 수밖에 없고, 이를 온전히 극복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는 시진핑 주석이 '신창타이'(新常態)를 외치며 문제를 우회하려 하지만, 중국에게는 좋은 선택지가 이미 사라졌다고 단언한다. 새로운 경제로 가기 위한 고통을 감내할 정치적 동력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21세기는 중국의 세기가 될 것이란 20년 전 전망이 실현되기에는 낙타가 바늘 구멍을 지나가는 것 만큼 어렵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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