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금 청구 시 자기부담금(1만원)과 더불어 제출 서류인 진료내역서 발급에 드는 수수료(2000원)까지 떼면 8000원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씨는 "몇 천원 받자고 다시 병원을 찾아가 서류를 떼고 청구서를 작성하는 수고를 들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최씨의 사례와 같이 실손보험에 가입하고 치료를 받은 뒤에도 보험금을 찾아가지 않는 사례가 빈번하다. 따라서 더 많은 실손보험 가입자가 보험금을 받아갈 수 있도록 청구 절차 간소화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7일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7월 전국 20세 이상 성인 남녀 244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한 결과 약 처방의 경우 20.5%가 보험금을 청구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외래진료는 14.6%로 뒤를 이었고, 목돈이 드는 입원도 4.1%가 보험금 청구를 하지 않았다.
의료서비스를 이용한 후 보험금을 청구하지 않은 것은 보험금이 소액이기 때문이었다. 응답자의 90.6%가 보험금이 적어서 보험금을 청구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어 번거로워서가 5.4%, 시간이 없어서 2.2%, 진단서 발급비용 등 지출 때문이 1.9% 등의 순이었다.
보험연구원 집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20세 이상 성인 중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한 사람의 비중은 77.3%에 달한다. 특히 20~50대는 가입률이 80%를 넘어섰다. 40대가 85.9%로 가입률이 가장 높았으며, 20~30대 81.8%, 50대 81.5% 등의 순이었다. 60대와 70대는 각각 63.5%와 22.5%의 가입률을 보였다.
조용운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실손보험금 청구 건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지만, 수작업으로 청구가 이뤄지면서 시간이 꽤 걸리고 불편하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보험금이 소액이어서 발생하는 미청구 사례가 많다"면서 "피보험자가 진료비를 요양기관에 지급하면 피보험자를 대신해 요양기관이 보험사에 보험금을 전산으로 청구하게 되면 보험금 미청구 사례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황병서기자 BSh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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