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일통상·캐터링 등 4개사 적발
상속·증여세법 중기 혜택 받아
한진측 "고의성 없는 행정착오"
공정위 "부당지원 등 조사 철저"
상속·증여세법 중기 혜택 받아
한진측 "고의성 없는 행정착오"
공정위 "부당지원 등 조사 철저"
연합뉴스
오너 일가 갑질 파문으로 얼룩진 한진그룹이 이번에는 친족회사를 가려준 혐의로 덜미가 잡혔다.
최장 15년 동안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아내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 동생이 소유한 회사를 한진그룹 계열사에서 누락해 신고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3일 한진그룹이 그동안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 지정을 위해 공정위에 제출하는 자료에서 총수일가가 소유한 4개 회사와 62명 친족을 누락한 행위를 적발, 조 회장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매년 대기업 집단 지정을 위해 공정거래법 제14조 제4항에 따라 기업집단 동일인(총수)에게 계열회사, 친족, 임원, 계열회사 주주, 비영리법인 등 현황 자료를 제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적발된 4개 회사는 태일통상, 태일캐터링, 청원냉장, 세계혼재항공화물 등으로, 조 회장의 처남인 이상진씨와 그의 가족들이 60~10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태일통상은 이상진씨와 그의 부인인 홍명희씨, 조 회장의 처남 이상영씨 등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태일캐터링도 이상진·홍명희씨가 99.55%를 보유 중이다.
공정거래법에서는 대기업 총수의 배우자나 6촌 이내 혈족, 4촌 이내 인척이 30% 이상의 지분을 갖고 있는 회사는 계열사로 보고 있다.
이들 계열사는 대한항공과 진에어에 들어가는 기내용 담요, 슬리퍼와 같은 객실 용품과 기내 식재료 등을 납품해오고 있다. 태일통상은 1984년부터, 태일캐터링은 1997년부터 대한항공에 각종 물품을 제공하고 있으며 거래금액 기준으로 대한항공 거래업체 1, 2위를 나란히 차지하고 있다. 세계혼재항공화물은 대한항공 비행편을 주로 활용해 물류를 운송하는 방식으로 한진과 거래하고 있으며, 청원냉장은 태일캐터링을 통해 대한항공에 납품하는 식재료의 전처리를 전담한다.
대기업 집단에 들어가지 않아 이들 회사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 등에서 중소기업 혜택을 받아왔다. 이들 4개 회사의 '위장 계열사' 기간은 2003년 이후 15년(청원냉장은 10년)이지만 공정위는 공소시효가 5년인 점을 감안해 2014년 이후 행위를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다.
한진 측은 "고의성이 없는 행정 착오"라고 해명했지만 처남 가족을 포함해 62명의 친족을 친족 현황에서 누락하고 이를 대한항공 비서실에서 관리하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태일통상, 태일캐터링의 한진과의 거래는 조중훈 전 한진그룹 회장과 조 회장의 제안으로 개시됐고 그동안 지정자료 제출도 조 회장이 직접 자필사인을 해와 의혹을 더한다.
공정위는 "이들 4개사는 총수일가 사익 편취규제 및 각종 공시 의무를 면탈하고 부당한 중소기업 혜택을 받아왔다"며 "대기업 집단 미편입 기간 동안의 사익 편취행위, 부당지원행위도 철저히 조사할 것"이라고 했다.
조은애기자 euna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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