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17개 은행 시스템 리스크 평가
시장금리 3%p 인상 때 BIS 비율 13.7%로 하락
시장금리 3%p 인상 때 BIS 비율 13.7%로 하락
20일 한국은행의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시장금리가 2%포인트나 3%포인트 오를 때 국내 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총자본비율은 2017년 말 15.2%를 기준으로 각각 14.4%, 13.7%로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상승으로 부실 자산 비중이 늘어도 은행 경영 안정성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의미다.
한은은 시스템 리스크 평가모형(SAMP)을 이용해 17개 국내은행을 대상으로 2017년 말부터 2019년 말까지 2년간 은행부문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했다. 테스트에서 한은은 미국의 기준금리가 매년 3회씩, 누적 150bp(1bp=0.01%포인트) 인상하는 상황을 가정했다.
시장금리가 3%포인트 늘어나는 시나리오에서 BIS 비율 하락 폭은 1.5%포인트로, 보유 유가증권 평가손실에 따른 시장 손실 증가가 -0.9%포인트로 가장 컸다. 차주의 이자상환 부담 증가에 따른 대출 손실 확대는 -0.4%포인트였다. 예대금리차 확대에 따라 이자이익이 늘어나면서(0.4%포인트) 자본비율 하락폭은 줄었다.
경제성장률이 하락할 경우 국내은행 BIS 비율 하락은 시장금리 상승 때보다는 소폭 컸다. 국내 경제성장률이 2년 연속 1.7%포인트, 3.5%포인트 떨어지는 시나리오에서 국내은행 BIS 비율은 각각 2017년 말 15.2%를 기준으로 14.3%, 13.2%까지 떨어졌다.
시장금리 인상에 따라 BIS 비율이 하락했지만 은행의 자본비율 실질 최저 규제(D-SIB) 수준인 10.5%를 상회했다. 시장금리가 3%포인트로 큰 폭 상승하거나 심각한 경기 둔화 충격이 발생했을 때 일부 은행은 최저 규제비율보다 떨어져 부실 우려가 있다.
금리 인상기에 시중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중심으로 이자를 올리고 있지만, 예대금리 차이가 계속 벌어지면서 가산금리 적정성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에서도 시중은행에 가산금리 세부내역을 공개하라고 압박하는 상황이다.
예대금리 차이도 지난 1분기 2.35%포인트로 지난 2014년 3분기(2.44%포인트) 이후 3년 6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예대금리 차이는 2016년 3분기 2.14%포인트까지 내렸다가 그해 4분기부터 반등해 6분기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박완근 한은 시스템리스크팀장은 "저원가 요구불예금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금리 상승기에는 정기예금이 오르더라도 실질적으로 소비자가 받는 금리는 크지 않다"며 "다만 금리 상승기에 대출금리가 커지면서 예대금리차는 더욱 확대되기 때문에 은행의 복원력이 양호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조은애기자 euna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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