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조사 등 이유로 심사 보류
금투업계, 사업 올스톱 '속앓이'
초대형IB 발행어음 추진도 난항
금투업계, 사업 올스톱 '속앓이'
초대형IB 발행어음 추진도 난항
10일 금융당국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DGB금융지주의 하이투자증권 인수, 하나금융투자의 하나UBS자산운용 지분 인수, 미래에셋대우·삼성증권·KB증권의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인가 등이 지연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해당 기업이나 최고경영자(CEO)가 검찰, 공정위 등으로부터 수사를 받고 있고, 채용비리 등으로 연루됐다는 이유로 인허가 조사를 전면 중단한 상황이다. 특히 금융감독원은 최흥식, 김기식 전 수장들이 줄줄이 낙마하고, 최근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등 굵직한 현안들이 몰리면서 인가심사 작업이 후순위로 밀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DGB금융지주는 지난해 11월 현대미포조선과 하이투자증권 지분 85%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박인규 전 DBG금융지주 회장의 채용비리와 비자금 의혹을 문제 삼으며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대주주 변경심사를 연기하기로 했다. 이에 최근 DGB금융지주와 현대미포조선은 지난 3월 만기된 계약일정을 오는 9월 말까지 연장하는 내용으로 SPA 조건을 수정했다. 인수금액도 4500억원에서 4700억원으로 상향조정했다. 김태오 신임 회장을 선임한 DGB금융지주는 답보상태였던 하이투자증권 인수 작업을 적극 재개할 방침이다.
DGB금융지주는 조만간 금융감독원이 요청한 새 사업계획서와 보완서류를 제출할 계획이다.
하나금융투자 역시 대주주에 대한 검찰 조사로 인해 6개월째 인가 심사가 보류된 상황이다. 현재 하나UBS자산운용의 지분 49%를 보유 중인 하나금융투자는 지분 51%를 추가 인수해 완전 자회사화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금융위원회는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과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이 참여연대 등으로부터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지난해 12월 대주주 변경심사를 중단했다.
금융당국은 대주주 변경심사 중단이 하나금융의 지배구조와는 전혀 무관하며, 중단 사유가 해소될 경우 즉시 심사를 재개하겠다고 밝혔으나 여전히 감감무소식이다.
초대형 투자은행(IB)인 미래에셋대우와 삼성증권, KB증권도 단기금융업 인가에 난항을 겪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일감 몰아주기 의혹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고, 삼성증권은 대주주 특수관계인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최종재판 결과가 확정되지 않아 인가 심사가 전면 보류된 상황이다. KB증권은 과거 제재사유로 단기금융업 인가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인가신청을 자진 철회한 바 있다.
이들 초대형IB는 발행어음 신사업 추진을 위해 관련 부서 및 인력을 확충했으나 인가가 중단되면서 인력 활용에 애를 먹고 있다. 인허가가 언제 날지도 모르는 상황이라 부서를 이관·축소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발행어음 인가가 지연되면서 당초 계획했던 투자사업이 전면 중단되면서, 중소 벤처업체들이 대부분인 투자 대상 업체들도 거의 1년째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여러 가지 사유로 인해 금융투자업권의 인가 심사가 지연되고 있다"면서 "여기에 최근 배당사고, 분식회계 논란 등이 불거지면서 금융투자업권의 인가 심사가 우선순위에서 밀려난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김민수기자 mins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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