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최소주의 생활/샤오예 저, 오수현 역/청림출판/1만4800원
불필요한 것들을 버림으로써 얻는 소중한 것.
우리의 하루는 물건, 일, 관계 등 수많은 것이 넘쳐흐르고 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일상을 복잡하게 만든다. 아침에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할 때 옷장을 가득 채운 옷 중 무엇을 입을지 한참을 고민한다. 출근 후에는 쌓여 있는 업무에 온종일 시달리지만 결국 다 끝내지 못한 채 집으로 발길을 돌리기도 한다. 귀갓길에는 오늘 쌓인 스트레스를 함께 풀고자 휴대전화 속 수많은 연락처를 뒤져보아도 마음을 털어놓을 사람의 번호를 쉽게 찾지 못한다. 그렇게 집으로 돌아오면 정리되지 않은 물건들이 가득한 집 안이 우리를 맞이한다.
과거에 읽지도 않는 책들로 집을 좁게 만들었던 저자는 이제 이 책을 통해 그 해결 방법을 제시한다. 하지만 책에서 말하는 최소주의는 단지 물건을 정리하거나 인테리어를 통해 단순한 공간을 만드는 것만을 말하지는 않는다. 저자가 말하는 최소주의는 공간에서 한발 더 나아가 삶의 전반적인 상황에서 우리를 피곤하게 만드는 것들을 비우는 연습 또한 포함한다. 즉, 이 책은 넘치는 물건과 관계에 둘러싸여 느끼지 못했던 홀가분함과 나만의 행복을 찾을 수 있는 생활 방식에 대해 실질적 조언을 건넨다.
저자는 책에서 포기할 것을 결정할 때 다음의 질문들을 자문해보면, 좀 더 쉬울 것이라고 알려준다. 질문에는 '그것이 정말로 내게 적합한 것인가?', '그것이 내게 정말로 필요한가?', '그것이 있으면 내 삶은 더 나아질 수 있는가?', '그것이 없으면 내 삶은 엉망진창이 되는가?', '나는 정말로 그것을 갈망하는가?' 등이 있다. 책은 이 중 세 가지 이상에서 부정적인 답변이 나온다면 과감히 포기하라고 말한다. 고민했던 것이 내 삶에 약간의 영향을 미칠지언정, 그 유무가 나의 행복을 좌우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처럼 이 책은 최소주의 생활을 실천하기 위해 유용한 방법들을 '태도', '욕망', '감정', '물질', '업무', '생활'이라는 여섯 가지 테마를 통해 제안한다. 또 우리는 저자 그리고 저자의 주변인들, 또 우리가 잘 아는 유명인들의 사례를 통해 스스로 돌아보고 인생을 충만하게 해줄 최소한의 것들을 발견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책은 최소주의가 삶 속에서 의미 없는 것들을 정리해 일상 속 여유와 자신만의 속도를 되찾아줄 것이라고 말한다. 또 우리의 삶에서 진짜 소중한 것들을 찾게 되는 계기 또한 될 수 있다. 그 소중한 것들은 사람이 될 수도, 또 취미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될 수도 나만의 취향이 담겨 있는 물건일 수도 있다. 이 진짜 소중한 존재들은 우리의 삶을 충만하게 만들어 삶을 주체적으로 살고 있다는 믿음을 줄 것이다.
더는 필요 없는 것을 가지기 위해 분주히 움직일 필요가 없다. 내가 원하는 것에 집중하면, 이제껏 불필요한 것들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던 내가 꿈꿨던 행복을 찾을 것이다.
정예린기자 yeslin@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