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사, 전기차 배터리 등 강화
LG화학, 미국에 공장증설 준비
삼성도 하만과 함께 공격 행보
전기차·에너지신산업 수출 규모
2014년 대비 560%·152% 증가
LG화학, 미국에 공장증설 준비
삼성도 하만과 함께 공격 행보
전기차·에너지신산업 수출 규모
2014년 대비 560%·152% 증가
12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GM의 전기차 생산 확대 움직임에 맞춰 미국 미시간 공장의 배터리 생산공장 증설을 준비하고 있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은 "미국은 네 번째 생산라인까지는 잘 돌아가고 있고, 내년에 맞춰 증설을 지금 준비하고 있다"며 "GM 전기차가 요즘 잘 팔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CEO) 역시 연내 디트로이트 인근 오리온 조립 라인에서 전기차 쉐보레 볼트(Bolt)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라고 앞서 밝혔다. 구체적으로 얼마나 늘릴지를 공개하진 않았지만, GM이 여전히 전기차 사업과 관련해 LG와 견고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박 부회장은 최근 한국지엠 철수설 논란에도 GM과 거래에는 영향이 없다고 강조했다. 볼트가 배터리를 비롯해 11개 핵심 부품을 LG전자로부터 공급받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LG전자 VC(자동차 부품) 사업본부의 수익성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1분기 내 미시간주 자동차 전장부품 공장 구축을 완료할 계획이다.
삼성 역시 자회사 하만과 삼성SDI 등이 자동차 전장부품 사업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하만은 지난 6일 열린 제네바모터쇼에서 기아자동차를 비롯해 아우디, 벤틀리, 람보르기니, 포드, 알파 로메오, BMW, 마세라티, 메르세데스-벤츠 등에 적용한 자동차 오디오와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을 공개했다. BMW는 이뿐 아니라 자사 제품 구매자를 대상으로 삼성전자 스마트폰으로 차량 문을 여닫을 수 있는 서비스도 7월부터 시작한다.
이 밖에 SK이노베이션은 최근 헝가리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기 시작해 오는 2022년에 1회 충전 시 주행거리 500㎞급 전기차 연간 12만5000대에 공급할 수 있는 생산규모를 갖춘다. SK네트웍스는 이날 실시간 주차 가능 공간 확인과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파킹클라우드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고, SK텔레콤은 지난달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8'에서 국내에서 임시 허가를 받은 자율주행차 기술력을 세계에 알렸다.
주요 그룹사들은 자동차 전장 사업에 공격적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LG화학은 올해 전기차용 배터리 등 신사업을 키우기 위해 시설 투자에 전년보다 52% 증가한 3조8000억원을, 연구·개발(R&D)에는 22.2% 늘어난 1조1000억원을 각각 집행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1일(현지시간) 이스라엘서 삼성이노베이션 서밋을 열고 자동차 전장 사업 관련 인수·합병(M&A)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삼성SDI의 경우 소형뿐 아니라 전기차용으로도 쓰이는 원통형 배터리 생산공장 증설을 위해 올해 2000억원 이상의 증설 투자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은 헝가리 전기차 배터리 공장 신설에 8402억원을 투입하고, 전기차 배터리 분리막(LiBS) 시설과 서산시 배터리 공장 증설에도 총 2000억원을 투자한다.
업계는 최근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주요 대기업의 사업 의지도 강해 이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작년 전기차와 에너지 신산업(전기차용 배터리 등)의 수출 규모는 2014년과 비교해 각각 560.0%, 152.8%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좁은 땅과 5G 등 초고속 통신망, 전력 인프라 등을 고려했을 때 한국이 전기차 상용화를 위한 최적지"라며 "다만 최근 중국의 한국산 배터리 전기차 보조금 배제 등 보호무역과 중국(50만7000대)의 50분의1 수준에 불과한 빈약한 전기차 내수(작년 1만3724대), 하드웨어에 비해 부족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역량 등이 앞으로 넘어야 할 산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