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매설한 IBC 관로 내관 절단
자사 케이블 삽입한 혐의로 피소
논란 커지자 설비 복구는 완료
"SKT 의도적 훼손은 아닌듯"
KT "수백억 투자했는데" 불쾌
자사 케이블 삽입한 혐의로 피소
논란 커지자 설비 복구는 완료
"SKT 의도적 훼손은 아닌듯"
KT "수백억 투자했는데" 불쾌
이날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SK텔레콤이 조직위의 IBC(국제방송센터) 건물로 연결된 통신설비를 무단 훼손한 사실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직위 관계자는 "IBC 건물은 건립 당시부터 모든 통신망을 건물 내로 들여올 수 있도록 맨홀을 만들고 관로를 매설해 놨다"면서 "각 통신사는 각자 자사 관로를 매설하며 IBC 앞까지 온 후 IBC 관로에 '내관'을 삽입해 그 안에 케이블을 연결하도록 돼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KT는 평창동계올림픽 공식 파트너로서 IBC 건물 내에 10개의 내관을 매설해 둔 상황이다. SK텔레콤이 이 중 하나의 내관을 절단하고 그 안에 자사 케이블을 끼워 넣은 것이다. 조직위 관계자는 "케이블을 연결하려면 관로 외에도 IBC 건물에 내관을 넣어야 하는데 SK텔레콤은 이 과정을 '생략'했다"고 말했다. 내관을 넣는 통신설비 작업을 SK텔레콤이 하지 않은 것이다.
다만 이 관계자는 "상식적으로, SK텔레콤 회사 내부에서 의도적으로 경쟁사(KT) 내관에 케이블을 끼워 넣으라고 지시했다고는 보기 어렵다. 금방 들킬 일이다. 현장이 워낙 공사판이었고 SK텔레콤 측이 착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KT 측은 불쾌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KT 관계자는 "관로를 비롯해 내관도 모두 막대한 투자금이 드는 통신설비다. 이번 투자도 수백억원을 단행한 상태"라면서 "SK텔레콤은 이 같은 투자는 하지 않은 채 막상 올림픽이 목전에 다가오고 트래픽 폭증 등이 우려되니 KT의 설비를 훼손하면서까지 자사 케이블을 끼워 넣은 것으로 보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SK텔레콤이 설비를 복구한 시점도 논란의 소지가 있다. 이 회사는 관로 훼손 논란 취재요청에 "전기통신설비 현장 작업시 발생한 이슈에 대해 3개월 내 조치하는 협정을 KT와 맺고 있다"면서 "이번 일 역시 협정에 따라 복구를 할 것이며 이미 KT 측에 '실수'라고 인정하고 사과를 했다"고 답했다.
그러나 '3개월 내 조치'라는 협정대로라면 SK텔레콤은 이번 올림픽이 끝난 이후에 무단 설치한 케이블을 회수하는 작업을 해도 되는 상황이다. KT 측은 SK텔레콤이 실수인 것을 인정하면서도 현장 원상복구는 차일피일 미룬 것에 더 불쾌감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조직위 관계자는 "이날 언론보도가 나면서 아침 일찍 SK텔레콤 측에서 원상복구 작업을 시작했다"면서 "오후 1시경 원상복구가 대부분 마무리됐다"고 설명했다.
강은성기자 esth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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