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필규 중소기업연구원 수석 연구위원
![[디지털산책] 일자리 창출, 중기부가 중심 돼야](http://contents.dt.co.kr/images/201710/2017101702102251607001[1].jpg "[디지털산책] 일자리 창출, 중기부가 중심 돼야")
이렇게 앞장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주겠다는 정부에 많은 사람들이 기대와 함께 걱정을 보이고 있다. 공무원이나 공공기관과 같은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 국민혈세로 소수의 철밥통 일자리만을 만드는 것은 아닌지? 파견같은 비정규직 일자리도 아쉬운 사람이 많은데 정규직화 정책으로 이마저도 잃는 건 아닌지? 최저임금 인상은 안정적인 일자리를 갖고 있는 근로자나 외국인 근로자에게만 혜택이 돌아가고 오히려 일자리를 줄이는 건 아닌지?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려면 일자리가 어디서 오는가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샘물이나 석유가 있는 곳을 제대로 뚫어야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지 않겠는가? 엉뚱한 곳은 아무리 파봐야 헛돈만 쓰는 일이다.
우리나라에서 일자리가 대부분 대기업에서 나오던 때가 있었다. 삼성, 현대와 같은 대기업집단이 큰 일자리판을 만들고 중소기업은 낙수효과를 통해 수많은 일자리를 만들었다. 대기업중심 경제하에서 베이비부머들은 일자리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됐다. 이때는 대기업이 일자리 창출의 주역이고 대기업중심 경제정책을 폈던 경제기획원이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는 핵심부처였다.
그러나 대기업이 자본집약적이 되면서 일자리기여도가 크게 떨어졌고 글로벌 아웃소싱을 진행하면서 낙수효과가 사라져 중소기업이 만드는 일자리도 점점 줄어들고 열악해졌다. 흔히 중소기업을 '9988'이라고 일컬으며 일자리 창출에 많이 기여했다고 하지만 대기업의 기여도가 낮아진 결과로 높아진 기여율이고 중소기업이 주도적으로 일자리를 창출했던 것은 아니었다. 2000년대 이후 '고용 없는 성장'으로 일자리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노동부가 일자리 창출의 사명을 부여받고 2010년 고용노동부로 명칭이 바뀌었다. 그러나 고용노동부는 일자리가 어디서 오는지를 제대로 이해하는 부처가 아니었다. 일자리는 대기업이 아니면 중소기업이 만드는데 근로자의 권리보호나 노사문제가 주된 관심이던 부처가 일자리 창출에 성과를 올리는 것은 원천적으로 한계가 있었다. 수많은 일자리 대책이 시행되고 방대한 일자리 예산이 투입됐지만 성과가 없었던 것은 일자리 만들기보다는 일자리 나누기나 지키기에 관심이 더 많은 고용노동부로서는 당연한 결과였을지 모른다.
이러한 시행착오를 되풀이하지 않고 정말 일자리를 만들고 싶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일자리 창출의 원천부터 명확히 해야 한다. 지금 일자리 창출의 원천은 어디인가? 대기업의 역할도 여전히 중요하겠지만 이제는 중소벤처기업이 일자리 창출의 주역이 돼야 한다. 중소벤처기업이 일자리 창출의 주역이라면 중소벤처기업을 제대로 키워야 한다. 이 일을 누가 할 수 있을까? 일자리위원회가? 고용노동부가? 산업통상자원부가? 교육부가? 그 어느 부처도 아니다. 오직 중소기업벤처기업부만이 이 일을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일자리 창출의 컨트롤타워는 중소벤처기업부가 돼야 한다. 고용노동부는 이제 고용을 빼고 원래대로 노동부의 역할을 수행하면 된다. 교육부는 일자리의 원천인 창업과 중소기업의 성장을 돕는 교육을 해야 한다. 일자리위원회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총괄하는 일자리 계획을 타 부처와 조정하는 기구가 돼야 한다. 중소벤처기업 중심의 일자리 창출이라는 절박한 실험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일자리 정책 추진기구에서도 발상을 달리하는 전면적 혁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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