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상반기 2453억원 적자
렌터카 등 대량판매 대폭 감소
딜러들 인센티브 급증도 한몫
친환경차도 판매 증가세 주춤
렌터카 등 대량판매 대폭 감소
딜러들 인센티브 급증도 한몫
친환경차도 판매 증가세 주춤
판매량으로 따지면 '사드 보복' 직격탄을 맞은 중국시장 상황이 최악이지만, 수익성으로 보면 미국 시장이 더 심각한 상태다.
상반기 판매량이 급증하며 시장 부진을 만회할 대안으로 떠올랐던 하이브리드자동차(HEV)등 친환경차도 지난달 판매 증가세가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미국법인(HMA)는 올 상반기 미국시장에서 2453억원의 적자를 냈다.
현대차의 상반기 영업손실은 지난해 총 영업손실 3418억원의 70% 수준에 이르렀으며, 2015년의 1628억원 적자를 훌쩍 뛰어넘었다. 수익성만 놓고 보면 중국시장보다 더 나쁘다. 상대적으로 현대차가 지분율 50%를 보유한 중국법인(BHMC)의 상반기 적자는 2100억원으로 미국법인보다 적었다.
단기간에 시장 회복이 힘든 만큼, 올해 미국시장 전체 적자는 전년대비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차는 손실 증가 폭이 훨씬 가파르다. 지난 2015년만해도 185억원의 흑자를 냈던 기아차는 지난해 1억3400만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한데 그쳤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1357억원의 적자를 냈다.
현대·기아차의 미국시장 수익성 하락의 주된 이유로는 수익성이 낮은 플릿 판매(렌트카 등 대량 판매) 감소와, 딜러들의 인센티브 급증 때문으로 파악된다. 관공서, 기업 등에 한번에 대량으로 판매하는 플릿 판매는 일반 소매 판매보다 수익성이 낮아 현대·기아차는 지난 5월 이후 플릿 판매를 대폭 줄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업계는 세단 판매 감소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라인 부족, 최근 수년 새 현대차의 제값 받기로 가격경쟁력이 떨어진 것도 판매 부진의 원인으로 꼽았다.
잘나가던 친환경차 판매도 한풀 꺾였다. 미국 친환경차 사이트 하이브리드카즈닷컴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의 미국 HEV시장 점유율은 7월 17.13%에서 8월 13.85%로 4%포인트 가량 떨어졌다.
주요 차종별로는 기아차 니로HEV가 2677대가 팔려 전월대비 3.1% 하락했으며, 현대차 아이오닉 HEV가 1093대 팔려 전월대비 9.6% 판매가 줄었다. 특히 아이오닉HEV는 7월에도 10% 이상 판매가 감소해, HEV 판매량 순위가 갈수록 하락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미국 시장 개인 판매는 괜찮은데 법인 판매를 줄이다 보니 수익성이 떨어졌다"며 "아이오닉 HEV 판매가 준 것도 7, 8월 파업, 휴가 등으로 차질을 빚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용순기자 cys@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