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특임교수
![[이슈와 전망] 프랑스 사회주의 실패가 준 교훈](http://contents.dt.co.kr/images/201706/2017061202100151607001[1].jpg "[이슈와 전망] 프랑스 사회주의 실패가 준 교훈")
프랑스 신임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의 돌풍이 예사롭지 않다. 마크롱은 지난 5월 7일 대선에서 국민전선의 마린 르 펜 후보를 누르고 만 39세의 나이에 프랑스 사상 최연소 대통령에 당선됐다. 파리 정치대학과 국립행정학교를 졸업하고 사회당 올랑드 대통령 정부에서 경제산업디지털부 장관을 역임하다 2016년에 정당 앙 마르슈를 창당하고 당 대표에 오른 후 지난 대선에서 처음 출마해 당선된 것이다. 의석 한 석 없는 신생정당의 후보가 전통적인 거대정당 후보들은 물론 돌풍을 일으켰던 극우 정당 후보도 모두 물리치고 대통령에 당선돼 선거혁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며칠 후 11일 치러지는 국회의원선거에서도 577석 중 380석 이상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돌풍은 그치지 않고 있다.
이러한 마크롱의 선거혁명에는 프랑스의 오랜 사회주의 정책 결과 경제가 추락할 대로 추락해 실업률이 10%에 이르고 특히 청년실업률이 25%에 이른 것이 결정적인 배경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공식 청년실업률이 25%라고 하는 것은 구직단념자 취업준비생 등을 포함한 체감 청년실업률은 70% 안팎의 가공할 수준에 이르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수준이다. 청년 10명 중 7명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인 것이다. 오랜 고복지정책으로 재정도 바닥이 나서 청년실업자에게 충분한 사회안전망도 제대로 제공해 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 에펠탑 등 파리의 유명 관광지에는 프랑스 청년들이 끄는 삼륜인력자전거들이 즐비하게 관광객들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주요 7개국(G7)의 모습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풍경이다.
프랑스는 1981년 사회당의 미테랑 대통령이 집권해 14년이라는 프랑스 사상 최장 통치를 한 후 시라크 사르코지 올랑드에 이르기까지 줄곧 36년간 큰 정부, 고복지, 다규제, 작은 시장을 특징으로 하는 사회주의 정책을 고수해 왔다. 특히 미테랑정부에서는 주요 기업의 국유화를 대대적으로 추진했다. 그 결과 프랑스의 성장동력은 약화돼 실업률은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재정은 악화일로를 걸어왔다.
지난해 프랑스의 성장률은 1.2%에 그쳐 실업률 10.0%, 청년실업률 25%를 기록했다. 국가부채의 GDP에 대한 비율은 96.6%를 기록해 재정위기 수준에 이르고 있다. 이는 오랫동안 큰 정부, 고복지, 다규제, 작은 시장 중심의 사회주의 정책을 추진해 온 결과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큰 정부 고복지로 초기에는 많은 혜택이 주어지는 것 같았지만 결과적으로 경제활력은 떨어지고 재정은 위기상황에 직면하고 실업률은 높아지게 돼 후세대에 엄청난 재앙 수준의 부담을 주게 된 것이다.
1980년 전후 유럽에서는 엄청난 변화가 일어난 시기였다. 영국에서는 1979년 5월 마가렛 대처수상이 집권해 노동개혁 공기업 민영화 복지개혁 등 강력한 개혁으로 영국병을 치유했다. 이어 존 메이저 수상을 거쳐 1997년에 집권한 노동당 토니 블레어 수상은 과거의 수구적 좌파정책에서 벗어난 신좌파를 선언하고 마침 독일도 좌파에서 신중도노선을 선언하면서 개혁하고 있던 게르하르트 슈뢰더 수상과 더불어 유럽 사민주의의 현대화를 규정한 슈뢰더블레어 선언을 하는 등 중도노선으로 개혁을 추진했다. 독일은 1982년 헬무트 콜 수상이 집권해 독일 통일을 추진하고 통일 후유증을 극복하기 위해 실업보다는 비정규직을 양성화하는 고용촉진법을 제정하는 등 노동개혁을 추진하고 이어 집권한 사회민주당 슈뢰더 수상은 어젠다 2010으로 널리 알려진 노동개혁인 하르츠개혁을 추진해 독일을 반석 위에 올려놓았다.
이런 가운데 프랑스는 정반대의 길을 간 끝에 오늘날 청년실업률 25%라는 재앙수준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집권한 마크롱은 공공부문 축소, 법인세 인하(33%->25%) 노동개혁을 첫 번째 개혁과제로 내걸었다. 현재 큰 정부, 복지확대, 다규제를 추진하고 있는 한국경제는 반면교사의 교훈을 배워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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