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빈 아이피스트특허법률사무소 대표 변리사
![[발언대] 스마트홈 시대, 특허전략 세워야](http://contents.dt.co.kr/images/201706/2017060102102269049001[1].jpg "[발언대] 스마트홈 시대, 특허전략 세워야")
2014년 1월 구글은 아이팟의 아버지 토니 파델(Tony Fadell)이 창립한 미국 스타트업 기업인 네스트랩스를 현금 32억달러(3조3800억원)에 인수했음을 발표했다. 네스트랩스는 불과 몇 년 전인 2010년에 창립한 회사로서, 인수 당시 약 300명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었고, 약 3000억원의 연 매출을 올리는 회사였다. 또한, 주요 제품군은 기존의 냉난방설비에서 교체장착을 하는 온도조절기였기 때문에, 구글의 천문학적인 인수금액은 전 세계적으로 상당한 화제가 됐다. 네스트랩스의 온도조절기는 기존의 온도조절기의 개념을 탈피해, 사용자의 냉난방 관련 패턴 데이터를 수집하고, 주변의 스마트홈 장치들과 연동되면서, 수집된 데이터에 기초해 지능적으로 동작하는 제품으로 지금까지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한편, 2014년 11월 글로벌 이커머스(e-commerce) 회사인 아마존은 블루투스 스피커인 에코를 출시했고, 이후, 에코는 2015년에는 240만대, 2016년에는 520만대가 판매됨으로써, 블루투스 스피커 분야에서 폭발적인 판매량을 기록했다. 에코는 기존의 무선 스피커의 개념을 탈피해 독창적인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기술에 의해 구현된 높은 음성인식기능을 바탕으로, 사용자의 음성명령을 분석하고, 이에 따라 음악재생, 날씨 등의 정보제공 및 피자 주문과 같은 O2O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스마트홈의 허브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게 됐다. 아마존의 에코에 의해 과거부터 SF영화에서나 나왔던 음성인식 AI 비서가 20만 원대의 금액으로 구현되는 시대가 온 것이다.
2013년부터 전 세계적으로 사물인터넷(IoT)이라는 용어가 급부상하기 시작했다. IoT 기술의 주요 요소는 센싱, 통신, 및 분석이라고 할 수 있다. 센싱이란 센서를 통해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고, 통신이란 수집한 데이터를 다른 시스템으로 전송하는 것이며, 분석이란 전송된 데이터를 통해 새로운 정보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IoT와 유사한 개념은 1980년대부터 M2M(Machine-To-Machine)이라는 용어로 존재했지만, 최근 프로세서 및 통신모듈 등의 전자소자들이 낮은 가격에 소형화 및 고성능화가 가능하게 되면서 IoT 기술이 상업적으로도 활용할 수 있게 돼 IoT 기술이 급부상한 것이다. 이와 같은 IoT 기술은 원격 모니터링 혹은 원격 제어에서 시작돼 현재는 네스트랩스와 아마존의 제품에서와 같이 다른 장치 혹은 서비스플랫폼과 연동하고,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함으로써 새로운 사용자환경 혹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술로 발전돼가고 있고, 네스트랩스의 인수로부터 4년이 지난 지금에는 스마트홈 분야에 있어서 다양한 제품 및 서비스가 전 세계적으로 출시되고 있다.
해외 시장조사기관인 SA(Strategy Analytics)에 따르면, IoT 기술이 접목될 수 있는 분야 중 스마트홈 분야는 2015년 240억 달러에서 연평균 24.2%씩 성장해 2020년에는 71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와 같은 스마트홈 분야는 시장규모 및 단일제품이 수많은 사용자에게 배포되고 새로운 제품들이 출시될 것이라는 시장 특성이 있어서 스마트폰 시장과 유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2011년 삼성, 애플을 포함한 글로벌 기업들의 스마트폰 특허전쟁을 통해 전 세계 기업들은 특허의 중요성 및 이의 활용 가능성을 인식하게 됐다. 네스트랩스는 회사가 설립되고 난 직후부터, 온도조절기 분야에 대해서 미국에만 연간 50건 이상의 특허를 출원했고, 32억달러의 인수금액은 네스트랩스의 특허포트폴리오의 가치가 반영된 것이다. 한편, 이커머스 회사인 아마존의 경우에도 현재 완전히 공개가 돼 있는 2014년에는 음향 혹은 스피커 관련된 특허를 약 60건을 출원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미국의 수많은 스마트홈 관련 스타트업 회사들도 자신의 주력 제품군에 대해 집중적으로 특허 포트폴리오를 확보하고 있다. 스마트폰 특허전쟁 이후로 글로벌 기업들의 특허 경쟁력은 비약적으로 높아졌다. 놀라운 점은 해외 중소, 중견, 스타트업의 경우에도 상당한 특허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와 같은 스마트홈 분야의 글로벌 기업의 동향, 시장규모, 제품특성, 특허동향 및 스마트폰 특허소송의 영향을 고려 시, 스마트홈 분야에서 제2의 특허전쟁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만약 국내기업들이 특허 부분을 철저하게 준비하지 않고 자신의 제품 경쟁력만을 믿고 해외 진출을 모색한다면, 이미 선점된 해외기업들의 특허가 큰 장벽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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