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 행정개혁시민연합 상임집행위원장
![[시론] 문재인 대통령의 성공조건](http://contents.dt.co.kr/images/201705/2017051102102351607002[1].jpg "[시론] 문재인 대통령의 성공조건")
드디어 문재인 대통령의 시대가 열렸다. 문재인 대통령 입장에서 보면, 대선 재수 끝에 얻은 당선이면서도, 2위 후보와 역대 최다표차인 약 557만표 차로 당선된 기쁨은 이루 형언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원내 제 1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의석 수는 120석으로 국회 의석 과반수에 미치지 못하는 '여소야대'의 상황이고, 더욱이 '국회선진화법'으로 국회의장의 직권 상정도 극히 제한적이며, 원내 다수당이라고 하더라도 의석수가 180석에 미치지 못하니 예산안을 제외한 쟁점 법안의 강행 처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결국, 단기적으로는 더불어민주당 정부 초대 국무총리 및 국무위원들을 구성하기 위해, 또 중장기적으로는 새 정부의 국정철학을 구현하는 법안의 제·개정을 위해 야당과의 협치를 지혜롭게 이뤄내야 한다.
또, 과거처럼 청와대 비서실이 모든 권력의 중심이 돼서는 곤란하다. 청와대 수석비서관이 몇 개의 정부부처를 거느리는 방식의 '옥상옥' 구조가 돼서는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국무조정실이 제대로 기능을 할 수가 없다. 청와대 비서실은 5년 동안 국가 전체의 기획 및 전략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 옳다. 중요한 정책결정 뿐만 아니라 정부 기능의 제 영역에 청와대 비서실이 개입을 하게 되면, 5년 단임이라는 시간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비서실이 모든 권한을 직접적으로 행사하는 것이 되고, 결국 정부 전체의 책임성은 약화되면서 정책의 효과성도 높아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
결국, 신속한 정책결정과 책임성 확보, 그리고 효과적인 개혁을 추진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권한의 적정한 위임이다. 우리나라는 헌법상 국무총리와 같은 내각제적인 요소를 담고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대통령의 권한에 대한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작동하지 않아 대통령이 지나치게 강력한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 특히 요즘 같은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서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들 위주로 거의 모든 정책결정과 이에 대한 책임을 감당한다는 것은 무모한 행위다. 국가 주요 정책입안 및 집행에 있어 권한의 위임은 분야별 정책의 전문성을 제고하면서도 정책결정의 신속성을 확보하는데도 필수적이다. 특히 급변하는 기술적 환경과 복잡해지는 사회적 수요에 대응해 신속한 정책 대응력 확보는 헌법에 규정된 국가의 기본적 책무를 수행하고 수직적 의존관계를 탈피하여 각 분야별 책임성을 제고할 수 있다.
나아가 더불어민주당 정부는 민간의 역량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민간부문과 정보 및 서비스 공유를 통해 협업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 정부가 보유한 자원, 정보, 기술, 역량만으로는 변화하는 급변하는 행정환경에 효과적인 대응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새 정부는 현재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정책 이행 역량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민간과 적극적으로 협업을 확대해야 한다. 이를 위해 공공서비스 제공 과정에서 서비스 품질 향상을 위해 공공정보 체계와 서비스 수행 체계를 표준화해 공공부문과 민간부문 간의 상호 이해를 제고하고 협업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새롭게 설계해야 한다. 예를 들어, 시민사회를 의사결정 네트워크의 핵심 축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하고, 이를 바탕으로 소통과 협력을 확대해 참여적 정책결정을 확대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더불어민주당 정부는 '국민의 신뢰를 받는 유능한 정부'가 돼야 한다. 더 이상 세월호 참사, 메르스 및 최근 국정 농단 사태 같은 일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 또, 새 정부는 '공정하고 소통하는 정부',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을 실현하는 정부', '국민안전과 국가안보를 책임지는 정부', '고용친화형 복지국가를 이룩하는 정부'가 되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집권 구호인 '나라를 나라답게 든든한 대통령'이라는 캐치프레이즈가 '국민의 신뢰를 받는 유능한 정부', '공정하고 소통하는 정부',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을 실현하는 정부', '국민안전과 국가안보를 책임지는 정부', '고용친화형 복지국가를 이룩하는 정부'를 기반으로 달성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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