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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와 전망] 글로벌경제와 `제재효과`

이재웅 성균관대 명예교수ㆍ경제학 

입력: 2017-05-07 18:00
[2017년 05월 08일자 1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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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와 전망] 글로벌경제와 `제재효과`
이재웅 성균관대 명예교수ㆍ경제학


국제사회에서 상대방을 응징하는 방법은 전쟁 이외에 여러 가지가 있지만 손쉽고 효과적인 방법을 찾기는 어려운 것 같다. 국가간의 분쟁은 끊임없이 일어나지만 다수의 국가들이 전쟁 대신에 경제제재(economic sanctions)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여기서 경제제재란 한 나라나 다수의 국가들 및 국제기구가 다른 나라나 기관, 개인 등에게 무역 및 금융거래를 제한하는 것을 말한다. 경제제재에는 다양한 형태의 무역장벽, 관세, 금융거래 등 이 포함된다. 물론 제재는 큰 나라가 적은 나라에 실시할 수 있을 뿐이다. 경제제재가 경제적 동기에서만 사용되는 것은 아니며 정치적 군사적 사회적 목적을 포함한다. 경제제재가 국제문제 뿐 아니라 국내문제 해결을 위해 활용되기도 한다. 대외정책 수단으로서 경제제재는 주로 외국이 자국의 안보에 중대한 위협이 되거나 자국국민을 부당하게 대할 때 실시한다.

최근에 여러 나라가 주요국이나 UN 등으로부터 경제제재를 받고 있다. 과테말라, 이란, 버마, 러시아 등이 제재를 받았다. 북한도 1950~53년 한국 동란 이후 국제제재를 받아왔으나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으로 완화됐고 그 후 2006년 북한이 핵 실험을 시작하자 유엔 결의안(Resolution 1718)으로 경제제재가 다시 강화됐다. UN안보리(安保理)는 북한이 2006년 핵실험을 시작한 이후 다수의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북한은 핵실험, 인권, 독재체제 등으로 UN뿐 아니라 미국, EU, 일본 등 여러 나라로부터 오랫동안 많은 경제제재를 받아왔다. 그런 가운데도 북한은 아직 건재할 뿐 아니라 핵무기개발도 거의 완성단계에 이르렀다. 경제제재는 과연 효과가 있는가?

국제 제재의 중요한 목표는 체제변화(regime change)다. 그러나 경제제재가 이런 목적을 달성하는데 효과적이냐에 대해서는 회의적 견해가 적지 않다. 일부 전문가들은 경제제재가 제재의 대상 보다 무고한 양민들에게 더욱 피해를 준다고 비판한다. UN보고서에 따르면 경제제재의 와중에도 북한은 무기와 광물을 은밀하게 거래해왔다고 한다. UN은 금년 2월 193개 회원국 중에 116개국이 아직 안보리 경제제재의 결과보고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이것은 실제로 경제제재에 대한 회원국들 간의 국제공조가 쉽지 않음을 보여준다. 19세기 초 나폴레옹의 대륙봉쇄령은 당시에 프랑스가 영국에 대해서 내린 경제제재였으나 실패했다. 기본적으로 국제 무역은 참가국 모두에게 혜택을 주는 거래이기 때문에 경제제재를 받고 있는 국가만 일방적으로 손해를 볼 수는 없다. 최근에 글로벌 거대은행들이 규제를 위반해서 미국 금융감독 당국으로부터 대규모의 벌금이 부과됐다. JP모간 체이스, HSBC, 도이치뱅크, 시티은행 등 세계적인 거대은행들이 국제제재를 받고 무역 및 금융거래가 금지된 국가(Rogue countries)들에게 '자금세탁' 등 불법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 사실도 밝혀졌다.

일부 전문가들은 경제제재가 더욱 강화되고 해외의 외화소득 원천을 차단하고 북한과 거래하는 당사자들에 대한 2차 경제제재를 강화한다면 제재의 효과는 개선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에 경제제재는 헛일이며 역효과를 낳고 실행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경제제재로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저지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제재가 즐겨 활용되는 이유는 제재가 효율적이기 보다 실제로 상대방을 응징하는데 언어와 군사적 행동 이외에 적절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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