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와 전망] `4차 산업혁명 공약` 들여다보기

한국외국어대학교 홍진표 교수

  •  
  • 입력: 2017-04-23 18:00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이슈와 전망] `4차 산업혁명 공약` 들여다보기
한국외국어대학교 홍진표 교수

대기업 중심의 경제성장이 한계에 다다른 지금, 주요 정당의 대선 후보 모두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4차 산업혁명' 대비 정책을 공약으로 내놓았으니 누가 당선되든지 '4차 산업혁명' 관련 조치가 추진될 전망이다.

1차(증기기관), 2차(전기), 3차(IT) 산업혁명이 인간의 육체노동을 대체해 왔다면, 4차 산업혁명은 이와 함께 정신노동도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독일이 2011년 제조업 혁신 관점에서 시작해, 지난해 다보스포럼에서 이슈화됐고, 인공지능, 로봇, 생명공학 등 ICT 기술과 과학기술의 융합에 의한 패러다임 전환으로 개념이 확대되고 있어 명확하게 정의하기는 이르다.

주요국의 추진 동향을 보면, 독일은 '인더스트리 4.0' 전략으로 사이버-물리 시스템(CPS)을 기반으로 공장 자동화 수준을 넘어 다양한 가능성을 의제로 두고 있다. 개별 고객 요구를 수용하는 소규모 생산, 비즈니스 프로세스의 유연성 확보, 의사결정의 최적화, 자원 생산성과 효율성 확보, 새로운 서비스를 통한 가치 창출, 작업현장에서 인력구조 변화에 대응, 일과 사생활의 균형 요구에 대응, 고임금 경제에도 경쟁력 보유를 추구하고 있다. 스마트 팩토리로 생산된 제품을 공급하는 동시에 솔루션 시장도 선점하는 듀얼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의 '첨단제조 전략계획'은 제조기술의 발전과 상업화를 위한 산·학·연·관의 생태계로서 '국가 제조혁신 네트워크(NNMI)'를 구축하고, '제조혁신기구(IMI)'를 지역 허브로 둬 컨소시엄 형태로 운영된다. 민간 기업들을 중심으로 '산업인터넷 컨소시엄(IIC)'가 구성돼 실시간으로 발생하는 산업데이터를 클라우드에 저장, 분석해 효율성을 제고한다.

그 외에 IoT, 빅데이터, 인공지능, 로봇을 중심으로 한 제4차 산업혁명 시장을 주도하려는 '일본 재흥전략', 2025년까지 글로벌 제조강국 대열에 진입하고 2045년까지 세계 제조강국 1위를 목표로 삼은 '중국 제조2025', 강도 높은 R&D와 높은 성장가능성에 집중하는 영국의 '고가치 제조전략', 그리고 네덜란드의 '스마트 인더스트리' 이니셔티브가 추진 중이다.

유력 대선 주자의 공약을 살펴보면, 문재인 후보는 대통령 직속 4차 산업혁명위원회를 신설하고 대통령이 직접 챙기겠다 약속하고, 대한민국을 세계 최고 사물인터넷(IoT)망 국가가 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반면, 안철수 후보는 '옛날 방식으로 구상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예측 불가능성 때문에 '민간이 결정하면 정부는 밀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민간 주도를 강조하고 있다. 누가 당선되든 두 분 공약의 장단점을 보완해 통합되기를 기대한다.

현재 직업의 거의 절반이 20년 내에 사라지고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지만, 일자리 총량이 감소할 것이라고 미래학자들은 보고 있다. 직종과 직업을 파괴하고, 우리 삶의 행태를 통째로 바꿀지 모르는 '4차 산업혁명'의 도도한 파도를 선제적으로 대비하려면 현실적으로 관련 부처를 총괄 조정하고 실행에 옮기게 할 강력한 힘을 갖는 대통령 직속 전담기구가 필요하다고 본다. 파괴적 혁신을 통한 미래 성장동력 확보와 일자리 창출과 배분, 급격한 사회변혁에의 대응 문제는 대통령의 어젠다가 돼야 한다. 한편, 속도와 경쟁, 혁신에 익숙한 ICT 분야와 표준화 추진 등 민간이 잘 할 수 있는 부문은 민간주도로 과감하게 맡길 필요가 있으며, 컨소시엄이 일단 구성되면 민간에 맡기고 정부는 뒤에서 지원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

SW의 중요성을 간과하지 않아야 하며, 초·중·고 SW 교육은 반드시 지속돼야 할 정책으로 본다. 지역별 창조경제혁신센터와 지능정보연구원을 폐쇄하지 말고 기능과 체계를 조정하는 선에서 재활용하는 방안도 모색했으면 한다. 종교가 바뀌어도 찬란함을 유지하는 이스탄불의 아야 소피아 성당이나 코르도바의 메스키타 사원처럼 말이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