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성 신한은행 일임자산운용부 차장
![[발언대] 똑똑한 `금융비서`가 온다](http://contents.dt.co.kr/images/201704/2017040402102269800001[1].jpg "[발언대] 똑똑한 `금융비서`가 온다")
지난 1월 화제의 드라마, TVN '도깨비'가 종영했다. 도깨비 설화를 모티브로 사극과 현대극을 오가며 가슴 절절한 러브스토리를 세련되게 풀어냈다. 드라마의 주요 대사와 장면은 종영 후에도 다양하게 패러디되는 것을 보면 그 인기는 여전하다. 드라마 도깨비의 다양한 매력 가운데 금융인으로서 특히 더 끌리는 부분이 있다. 굴지의 재벌로 나오지만 사실은 천년전부터 도깨비의 재산을 관리해온 비서 가문이 매력적이다. 대를 이어 관리한 결과, 도깨비의 재산을 재벌 수준으로 불린 셈이다. 높은 충성도와 운용능력을 갖춘 매니저가 있다면 당장 내 재산도 맡기리라. 아무리 드라마라지만 아쉬울 정도로 매력적이다.
현실로 돌아오자. 2017년은 '불확실성'이 핵심 키워드라 한다. 모두의 예상을 깨고 당선된 미국의 대통령, 트럼프는 자국 우선주의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조차도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미국 경제와 재정정책이 불확실한 길에 직면해 있다"고 말하는 등 전세계 금융시장에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불확실성하의 정보는, 판단에 도움되는 '신호'인지, 헷갈리게 하는 '잡음'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인터넷이 열리고 구글 같은 검색엔진이 발전하면서 정보에 대한 접근성은 좋아졌다. 하지만 오히려 투자정보의 과잉은 결정장애를 초래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방해하고 있다.
불확실성과 정보과잉 속에서 금융은 디지털 기술을 만나 새로운 기회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관련 기술은 다양한 정보를 다루는 금융 업무에 일찍부터 활용되어 왔다. 이미 해외에서는 투자결정을 도와주는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가 시작됐고, 거액자산가만 이용하던 자산관리서비스의 문턱을 낮추고 있다. 한편, 세계적인 금융회사인 골드만삭스, JP모건 등은 켄쇼를 서둘러 도입하고 있다. 켄쇼는 금융분석프로그램으로 50만달러의 연봉을 받는 전문 애널리스트가 40시간 걸리는 작업을 수분내 해낼 수 있다고 한다. 해당 키워드로 검색 명령을 내리면 관련 정보를 찾아서 리포트를 만들 수 있다고 하니 놀랍기만 하다. 인간은 공간이라는 3차원과 시간의 축을 더한 4차원이 인식의 한계이다. 하지만 인공지능은 수백차원의 검토가 가능하고 최근에는 딥러닝, 머신러닝이라는 기술로 더욱 정밀하다고 한다. 바둑대국에서 이세돌을 이긴 알파고라는 인공지능은 그 가능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런 가능성으로 국내 금융기관의 디지털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금융당국에서는 '국민재산증식 프로젝트'로 디지털과 금융의 융복합을 적극 권장하는 분위기이다. 25년만에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새로운 은행이 인가됐고 각 금융회사는 모바일 금융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작년 11월 신한은행의 엠폴리오라는 모바일 자산관리 서비스는 그 신호탄이다.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탑재하여 빅데이터와 고도화된 알고리즘을 이용하여 최적의 펀드포트폴리오를 제안해준다. 그리고 제안받은 펀드포트폴리오를 스마트폰에서 바로 신규할 수 있다. 언제 어디서나 자산관리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다른 금융회사들도 앞다퉈 엠폴리오와 같은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출시하겠다고 발표하고 있다. 금융회사 뿐만 아니라 다양한 핀테크 업체와의 경쟁속에서 금융소비자의 편의성은 크게 확대될 것이다.
애플의 스티브잡스가 창조한 스마트폰으로 인류는 세상과 소통하고 그간 쌓아 놓은 모든 지식에 접근할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되었다. 이제는 드라마 도깨비를 보며 부러워하던 '높은 충성심과 탁월한 운용능력을 가진 비서'를 가지게 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 앞에는 늘 신한은행이 앞장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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