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불어닥친 조선업계 불황의 여파가 국내 대형 조선 3사의 특허 활동을 위축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한 해 동안 1000건 이상의 특허를 출원했던 조선 3사의 지난해 특허출원 건수가 1000건 아래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대형 조선 3사의 '특허출원 1000건 시대'가 저물고 있는 것이다.
20일 특허청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각 사의 지난해 특허출원 건수는 1000건 이하로 내려 앉았다.
2010년 삼성중공업이 1101건의 특허를 출원하면서 시작된 조선분야의 특허출원 1000건 시대가 6년 만에 막을 내린 것이다.
지난해 각 기업별 특허출원 현황을 보면 삼성중공업 898건, 대우조선해양 861건, 현대중공업 834건 등으로 3사 모두 900건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평균 25.4% 급감한 것으로, 조선업계의 불황에 따른 국내 조선사의 지속된 수주난과 구조조정 등 경영여건 악화가 특허출원에 영향을 미쳤음을 여실히 보여준 결과다.
특히 대형 조선 3사 가운데 가장 많은 특허를 출원한 현대중공업의 경우 2011년 2051건, 2012년 3300건을 기록, 처음으로 각각 2000건, 3000건 특허출원 시대를 열었지만, 이듬해인 2013년 2548건, 2014년 1525건으로 급감하기 시작한 이후 지난해 834건으로 1000건 시대가 무너져 내렸다.
더욱이 외국인의 국내 특허출원도 감소세로 돌아서 2015년 200건에서 지난해 159건으로 전년보다 20.5% 줄어 국내 조선산업의 불황이 외국인들의 국내 출원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 특허청은 조선분야의 특허출원 증가와 특허경쟁력 강화를 위해 조선업계에 전략적인 특허경영을 지원하는 '맞춤형 IP-R&D 특허세미나' 개최와 산업 현장과 소통 및 협력하는 '공중심사 실시', 조선해양의 날에 우수 발명가를 발굴·포상하는 등의 지원을 지속적으로 해 나갈 계획이다.
권영호 특허청 차세대수송심사과장은 "최근 조선업계의 경영난으로 특허출원이 급감한 것은 심히 우려스러운 부분"이라며 "우수한 인재와 핵심 기술, 특허권 확보가 다가올 국내 조선산업의 부활에 있어 최후의 보루라는 점을 잊지 말고 지식재산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